[르포/영상] 경쟁률 2312대 1···전국 ‘떡볶이 천재’ 모인 배민 마스터즈

2019-11-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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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 쓴 직장인부터 교복 입은 학생까지 ‘떡볶이’로 하나 된 현장

11월11일 떡볶이의 날 선언 전문 공개 "떡 4개가 평화로이 누워있는 모습의 오늘"



“밀떡이냐 쌀떡이냐, 우승자가 나온 팀 전원에게 2만원 상당 배달의 민족 상품권을 드립니다.”

사회자인 개그맨 김신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렁찬 함성이 쏟아졌다. 내가 1등이 아니란 아쉬움보다, 50% 확률로 상품권을 타면 또 떡볶이를 사 먹을 수 있겠다는 기쁨이 더 큰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최고의 떡볶이 전문가 1인을 선정하기 위한 ‘제1회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가 열렸다.

앞서 열린 두 차례의 온라인 예선전에는 57만8000명이 도전했다. 이날 결선 대회에 참석한 인원은 총 500명이다. 경쟁률만 따지면 2312대 1이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참가자들이 모인 만큼 행사장은 떡볶이를 주제로 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로 가득했다. 배달의민족에 입점해 있는 떡볶이 프랜차이즈 죠스떡볶이·청년다방·두끼·스쿨푸드 4곳은 결선 참가자들을 위한 떡볶이 뷔페를 준비했다. 시험장 한쪽에서는 떡볶이 이심전심, 떡볶이 쌓기 게임, 절대미각 테스트 등이 열렸다.

1일 1떡볶이를 하는 참가자부터 전국 떡볶이 맛집 정보를 꿰고 있는 떡볶이 동호회 회원, 떡볶이 매장 업주까지 다양한 이력의 떡볶이를 사랑하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떡볶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란 생각은 시험지를 막상 받아들자 사라졌다.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으로 구성된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결선은 1시간가량 진행됐다.

시험을 치르는 동안 장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OMR 카드를 들고 설렌다는 중년 참가자도 제법 있었다. 중간에 화장실 가겠다며 손드는 사람, 답을 잘못 표시했다며 수정을 요청하는 사람 등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장을 방불케 했다.

 

제1회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시험지와 실기키트  [사진=이서우 기자]


시험문제는 떡볶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있어야만 풀 수 있는 수준 높은 문제들로 총 60문항이 출제됐다.

예를 들면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대회 주제가에 ‘떡볶이’란 단어가 몇 번 나왔는지 개수 맞추기, 음식을 먹는 소리 4가지를 듣고 어떤 것이 떡볶이인지 구분하기, 유명 떡볶이 맛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 하나의 재료 고르기, 소스만 맛보고 어떤 프랜차이즈의 메뉴인지 알아맞히기 등이다.

김관훈 두끼 떡볶이 대표도 열심히 문제를 풀었지만 “6개 틀렸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이날 별도로 시험문제를 함께 풀어 본 취재진 27명 가운데 기자는 13등, 100점 만점에 43점을 받았다. 서울 떡볶이만 먹어 본 탓에 대구 등 지방 떡볶이 경험이 부족해 점수가 낮았다며 스스로 위로했다.

실기시험은 미리 준비된 떡볶이를 맛보고 브랜드를 맞추는 문제였다. 이제 정답의 유무와 상관없이 떡볶이를 즐기는 단계에 이르렀다. 문제를 풀다 배가 불러왔다.

김신영이 속한 그룹 셀럽파이브의 축하공연이 이어지면서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시험장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최고점을 기록한 떡볶이 마스터 후보 4인이 결선에서 최후의 승부를 가렸다. 대회 참가를 위해 회사에 반차를 내고 온 신인선 씨가 최후의 1인으로 남았다.

제1회 배민 떡볶이 마스터로 선정된 신인선 씨에게는 1년 내내 매일 떡볶이를 먹을 수 있는 떡볶이 쿠폰 365장과 함께 부상으로 포크 트로피와 떡볶이 코트가 수여됐다.

다음은 제1회 배민 떡볶이 마스터 신인선 씨가 낭독한 ‘떡볶이의 날’ 선언문 전문이다.

“떡볶이는 늘 우리와 함께였다. 학창시절엔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으로, 출출한 밤이면 배고픔을 달래주는 조력자로, 스트레스로 가득한 날 마음에 바르는 빨간 약으로.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 준 떡볶이에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바. 나, 초대 배민 떡볶이 마스터 신인선은 떡볶이 떡 4개가 평화로이 누워있는 모습의 오늘, 11월 11일을 떡볶이의 날로 공식 선언한다. 2019년 11월 11일 초대 배민 떡볶이 마스터 신인선.”

 

지난 11월11일 서울 세종대 광개토홀에서 열린 제1회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시험에서 실기용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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