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그리스를 국빈 방문 중인 시 주석은 11일(현지시간)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를 만나 아테네 인근에 있는 피레우스항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국 국영 해운기업인 코스코는 총 6억6000만 유로(약 8500억원)를 투자해 그리스 최대 항만이자 유럽의 6번째 컨테이너항인 피레우스항을 유럽 최대 상업항으로 키울 계획이다. 피레우스항은 올해 스페인 발렌시아항을 제치고 지중해 지역에서 최대 컨테이너 물동량을 자랑하는 항구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미초타키스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피레우스항의 환적 역할을 강화해 해상과 육로를 통한 유럽으로의 운송 능력을 끌어올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그리스의 친선은 양국의 협력일 뿐만 아니라 양대 문명의 대화"라면서 "중국과 유럽의 협력을 추진하는 동시에 다자주의를 수립하는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은 "그리스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지지하며 일대일로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화답했다.
중국과 그리스는 피레우스항 투자 외에 에너지, 수송, 금융 등을 포함한 15개 분야의 경제 협력에 합의했다. 그리스 전력사인 'ADMIE'의 지분 일부를 보유한 중국 국가전력망공사는 그리스 본토와 크레타섬 사이 해저 전력케이블 구축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명했고, 중국 공상은행은 그리스 지점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주도국들은 중국이 EU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10월 그리스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경제력을 앞세운 불공정거래로 각국을 '부채의 늪'에 빠뜨리고 자국만 이익을 얻는 '부채 함정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전날부터 15일까지 그리스를 국빈방문하고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11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개최국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브릭스 정상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브라질에서도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우군 확보'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