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만난 김태성·윤상우 아우름자산운용 공동대표도 상장 전 자금유치(Pre-IPO)에 주목하는 투자 전문가다. 그들은 "비상장 기업 중 스타트업이 많겠지만, 상장기업 이상의 탄탄한 재무구조나 수익구조를 가진 곳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탄탄한 기업에 투자한 뒤 인내심을 갖고 상장까지 함께 가는 게 프리-IPO 투자"라고 덧붙였다. 수백 개 자산운용사 중 프리-IPO 투자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곳은 많지 않다. 두 공동대표는 프리-IPO 투자 전문회사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합쳤다.
◆"비상장기업 투자도 밸류에이션이 핵심"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아 거래 방식이 불편하다. 개인들이 비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다. 즉, 좋은 기업을 고르는 게 어렵다는 얘기다. 그래도 아우름자산운용은 할 수 있다. 두 공동대표는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15년 이상 일해온 비상장 기업 투자 전문가다.
김 대표는 “철저하게 기업가치(밸류에이션)와 잠재 성장능력(펀더멘털)을 보고 판단한다”며 “시류에 편승한다기보다는 오래 두고 보면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어 "짧은 기간에 투자를 결정할 때도 있는데 그런 경우 오래 알아온 벤처캐피털 기업에 평판조회(레퍼런스 체크)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많은 수익을 냈던 기업으로 천보를 꼽았다.
천보는 2차전지 연료를 생산하는 회사로, 아우름자산운용은 이 회사에 3년 전부터 투자하면서 100% 넘는 수익을 올렸다. 천보는 지난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증권가도 천보에 주목하고 있다.
아우름자산운용은 프리-IPO 외에 메자닌 투자도 하고, 공모주 펀드도 운용한다. 비상장 기업에 투자했던 메자닌 투자에도 강점이 있다. 윤 대표는 "길게는 10년 이상 지켜보며 투자한 기업들도 있다"며 "이런 기업과 직접적으로 교류해 메자닌 투자를 하다 보니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공모주 펀드도 운용 중인데, 이미 분석된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신규 공모주 펀드에 대한 투자도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옥석 가릴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주식시장 불황으로 국내주식형펀드가 힘을 잘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펀드 환매 연기 사태도 불거졌다. 펀드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자산운용시장에서 옥석이 가려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안정적으로 규정(컴플라이언스)을 지켜가며 운용하는 펀드가 살아남을 것”이라며 “지금은 판매에 집중하기보다는 운용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통계를 보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사모펀드 운용사가 많다"며 "아우름자산운용은 관리하기 적당한 규모의 펀드를 운용해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눈여겨볼 만한 투자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보 유출 가능성 때문이다. 단, 바이오 업계의 잠재력에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윤 대표는 "최근 바이오시장이 요동치면서 본질 가치에 비해 주가가 많이 빠진 종목이 있다"며 "지금 정도면 투자해도 좋을 기업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벤처캐피털 시절부터 오래 봐온 회사라 주가는 회복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주가가 좀 더 원하는 가격에 형성되면 적극적으로 자본을 조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일반 투자자가 비상장기업에 직접투자하는 것을 권하진 않는다. 김 대표는 “일반 투자자가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며 “전문가가 많은 시장이고 투자방식도 개인이 하는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개인들은 이미 누군가가 가진 구주에만 투자하지만, 우리는 신주 발행 등에 투자해 헤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구주 투자는 위험에 대한 헤징이 불가능하다”며 "아우름자산운용은 프리-IPO 시장에 투자할 때 전환사채 등에 투자해 위험을 헤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비상장 기업과 프리-IPO를 구별할 필요도 있다. 김 대표는 “비상장 기업을 보면 회사의 기업가치나 재무상황이 천차만별"이라며 “상장사만큼 좋은 곳이 많은데 이런 기업을 할인한 가격에 투자하는 것이 프리-IPO”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좋은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며 “비전문가의 경우 이런 기업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비상장 기업 투자 시 간접투자 상품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