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부장관 오른 비건...북·미협상 격상, '빅딜' 이끌어낼까

2019-11-0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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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내 2인자로 '수직이동' 후에도 대북특별대표 직위 유지

北, 비건 카운터파트 '김명길 순회대사→최선희 제1부상' 바꿀 수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가운데 지난달 5일 '스톡홀름 노딜' 이후 재차 교착상태에 봉착한 북·미 협상이 긍정적인 모멘텀을 맞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정부가 그간 차관보급으로 여겨진 비건 대표를 부장관으로 수직이동, 위상을 강화함으로써 대북 협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과 미국이 실무협상을 고위급 협상으로 격상, 더욱 심도 있는 협상을 통해 '빅딜'을 이끌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3일 외교가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인사를 단행, 인준요청서를 상원에 발송했다고 발표했다. 비건 대표는 상원 인준 청문 절차를 거쳐 부장관에 임명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인준요청서에서 비건 대표의 이력과 관련, "대북 특별대표로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모든 정책을 지휘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비건 대표는 글로벌 자동차기업인 포드자동차의 국제담당 부회장 출신으로, 지난해 8월 북·미 실무협상 미국 측 대표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로 임명됐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을 수행해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인사로 떠오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추진해왔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부장관에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비건 대표가 지난 6월 서울에서 이도훈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장관으로 승진한 비건 대표는 대북특별대표 직위 역시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인선을 발표한 날 비건 대표는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와 만나 "국무부 내 변화와는 무관하게 북·미 협상에 적극 임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주미대사관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비건 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비건 대표가) 북한 관련 활동에 대한 실질적인 대표였고 계속 그럴 것"이라고 언급, 비건 대표가 부장관직 수행 중 북·미 실무협상 또한 계속해 이끌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에 차관보급으로 분류됐던 대북특별대표직을 부장관 격으로 승격시킴으로써 '빈손 회담'으로 막을 내린 북·미 협상에 재차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대선 국면을 앞두고 대북 정책에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려는 의지를 십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의 현 대북 협상 카운터파트(대화상대방)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차관보급인 부상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북한이 외교 관례에 맞춰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내세울 것이란 전망도 뒤따른다. 북측 대미 협상의 핵심인 최 부상이 비건 대표와 협상에 나설 경우 향후 양국 협상 진행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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