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인천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신차발표회 및 미디어 시승회’에서 처음으로 만난 ‘모하비 더 마스터’도 ‘이름 석 자’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아차가 3년 만에 내놓은 주력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후면 엠블럼 대폭 키워 자신감 표출
실력이나 명성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이 같은 디자인은 자칫 ‘허세’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더 마스터(장인)라는 모하비의 새로운 수식어처럼 기존 강점에 새로운 기술이 더해지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이어지는 측면부는 곡선으로 마무리한 지붕과 자동차를 지지해주는 큼지막한 20인치형 바퀴가 어울려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동시에 전해줬다. 후면부는 인상깊게 새겨진 엠블럼을 통해 모하비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면서도 버티컬 큐브(사각 모양이 수직으로 늘어선 모양) 리어 램프를 장착해 전체적인 통일감을 줬다.
이는 모하비 더 마스터가 전장 4930mm, 전폭 1920mm, 전고 1790mm, 축거 2895mm의 큰 크기에도 육중함보다는 안정감을 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기존 모델 대비 전폭은 5mm 늘리고 전고는 20mm 낮추면서 신차의 균형감은 더욱 두드러졌다.
실제 이날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도로 주행에서도 모하비 더 마스터는 운전자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리지 않도록 각종 지원을 했다. 이날 시승 코스는 네스트호텔에서 경기 양주까지 왕복 약 170㎞ 구간이었다.
도로에 들어서자 일단 눈이 편안했다. 높은 차고 덕분에 5차선의 한 방향 도로가 한눈에 그대로 들어왔다. 속도를 높이자 신차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폭우에도 노면의 주행 환경에 적합한 구동력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험로 주행 모드(터레인 모드)'을 따로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대형 SUV의 대표주자라고 일컬어지는 만큼 기본 스펙으로도 충분했다. 기아차가 고집하고 있는 모하비의 V6 3.0ℓ S2 디젤 엔진은 어느 구간, 어떤 속도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260마력, 최대토크 57.1kgf·m이다.
특히 고속도록에서 시속 100km를 넘나들었지만 정숙성이 뛰어났다. 대쉬 패널의 강성 보강 및 히터 호스 개선 등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기아차는 모하비 더 마스터에 고음역대 트위터 스피커부터 초저음역대 서브 우퍼 등 총 15개의 스피커를 장착했다. 빗길을 주행하며, 듣는 음악은 운전의 맛을 한층 높였다.
이런 편안함속에 자칫 놓칠 수 있는 안전도 첨단 기술을 통해 잡아줬다. 기본으로 적용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 △전방 충동발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하이빔 보조 등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졸음음전을 가정해 잠시 핸들을 놓자, 주변 상황에 따라 잘 주행하면서도 일정시간이 지나자 운전자에게 경고음을 보냈다.
대형 SUV치고는 연비도 훌륭했다. 이날 고속도로와 도심주행을 모두 마친 모하비 더 마스터의 평균 연비는 13.2㎞/ℓ 정도였다. 친환경 자동차 수준은 아니었지만 기아차가 밝힌 공식 복합연비는 9.3㎞/ℓ보다도 훨씬 좋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의 시승이었지만 이름 석 자만 내세워도 될 만한 가치가 있는 자동차라는 점은 충분히 깨달을 수 있었다.
한편 모하비 더 마스터는 플래티넘과 마스터즈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각각 4700만원, 5160만원부터다. 기아차는 연내 판매 목표를 2만대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