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규제에 숨죽이던 강남 재건축, 집값 오르자 ‘꿈틀’

2019-10-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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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미도1차 정비구역지정 추진 "재건축 초기 단계 단지 규제 적용 불확실"

"손놓고 있으니 우리만 시세 뒤처져…재건축 추진이 답"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




정부의 규제 포화에도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은 난공불락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물론이고 신축 아파트 모두 상승세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이하 상한제) 등으로 잠시나마 움츠러들었던 강남권 재건축 추진에 다시 불이 붙은 이유다.
정비구역지정 등을 앞둔 초기 단계 재건축 조합들은 현 정부의 규제가 다음 정부에서 계속 이어질지 미지수일뿐더러 강남구 일대 신축 아파트들의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는 것을 보며 재건축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 1차 아파트는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재건축 정비구역지정 동의서를 걷고 있다.

현재 정비구역 지정 요청을 위한 토지 등 소유자 810가구의 동의서를 걷어 법적요건 60% 이상을 갖췄다. 다만 재건축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100여장을 더 걷어 75%를 채우겠다는 목표다.
 

 

이처럼 반포미도 1차 아파트 등 반포 일대 재건축 초기 단계 아파트들 사이에서 재건축 추진을 위한 바람이 부는 것은 아크로리버파크 등 반포 신축 아파트들이 3.3㎡당 1억원에 달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반포동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반포미도1차는 정밀안전진단까지 다 마무리된 단지로,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등 주요 아파트들이 잇달아 안전진단에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을 지속 추진한다는 가정 하에 입주까지는 10여년을 기다려야 한다. 당장 상한제를 적용 받을 단지들의 가격이 주춤한 것과 달리, 재건축 초기 단계 단지들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포미도 1차 전용면적 84㎡는 재건축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8월 1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동일 규모는 14억~15억원 수준에서 거래됐었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18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다. 호가는 19억원을 뛰어넘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송파구에서는 1985년 준공한 송파구 풍납동 미성아파트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송파구에서 올해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다.

예비안전진단 신청인 대표는 “재건축 규제는 늘 많았다. 지난 수년간 손 놓고 있으니 강남3구에 한강뷰 아파트인데도 시세가 강북만 못하다. 일대 아파트들이 재건축돼 집값이 치솟는 동안 우리 단지만 시세가 뒷걸음질쳤다. 소유주 모두가 찬바람이 부는 속에서도 재건축에 덤벼들어 보자고 입을 모은다”고 상황을 전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초환은 재건축 준공시점의 시세에서 재건축 개시시점(추진위원회 설립)의 시세와 개발비용, 평균 주택가격 상승분 등을 더한 금액을 뺀 뒤 일정 비율을 곱해 적용한다. 집값이 대폭 오른 지금 추진위를 설립하면 재초환이 없어지지 않더라도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공사 선정 등 재건축 추진이 막바지에 다다랐던 사업장들은 추진 속도를 늦춰 규제를 피하자는 움직임이다.

반포주공 3주구는 이날 조합장 등 임원을 새로 선출한다.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새로이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2022년 이후 재초환과 상한제 등 현 정부의 규제가 유예 혹은 폐지되는 것을 확인한 뒤 이주를 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장 이주를 해서 사업을 진행하면 가구당 손해가 최소 1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반포3주구 관계자는 “공개경쟁입찰서에 수년간 협상을 통해 재건축을 서서히 진행하는 내용의 조건을 달고 싶어 하는 게 다수 조합원들의 열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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