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스페인은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관문이자 허브로, 지정학적 강점을 기반으로 협력할 분야가 매우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국빈 방한을 계기로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스페인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펠리페 6세 국왕, 양국 산업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350여명의 양국 정부·공공기관 인사 및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양국 정상의 비즈니스 포럼 공동 참석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스페인 국빈방문 시 개최된 한·스페인 비즈니스 포럼 참석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라시아 서쪽 끝 스페인과 동쪽 끝 대한민국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공동번영이 빠르게 실현될 것"이라면서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서의 스페인은 한국이 꿈꾸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도 반도국이라는 지정학적 강점을 살려 대륙과 해양을 잇고 그 힘으로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우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경제 협력을 거론하며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와 같은 5G(5세대 이동통신) 기반 핵심서비스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한 친환경 에너지 협력을 언급하면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양국에 도전이자 기회"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 기업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했고, 한국 기업도 스페인에서 1천㎿(메가와트)급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건설·인프라의 제3국 공동진출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문화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인들은 세르반테스, 피카소, 가우디 등 스페인의 예술을 사랑하고,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는 스페인의 모습에 매료됐다. 열정적인 스페인의 축구를 부러워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스페인에서도 지금 케이팝, 한국 영화, 한식을 즐기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으며 태권도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양국은 역사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높은 경제발전과 성숙된 민주주의를 이뤘다. 많이 닮았고, 진정한 친구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양극화를 비롯해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 앞에서도 양국은 서로를 통해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더하게 될 것"이라며 "양국의 우정은 오랫동안 단단하게 이어질 것이며, 서로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