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어떻게 부자가 됐을까. 또 투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를 살피는 것은 내 투자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가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핵심 원천은 사업소득(47%)이었다. 이는 2순위인 부동산 투자(21.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사업소득 비중은 증가 추세지만, 상속·증여나 부동산 투자가 자산의 원천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감소했다. 사업소득으로 부자가 된 경우는 총자산 50억원 미만에서, 부동산 투자의 경우 50억원 이상 구간에서 많이 나타났다.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 자산(53.7%)과 금융 자산(39.9%)으로 구성돼 있었다. 금융자산 비중은 최근 5년 새 처음 하락했다. 하지만 일반 가구의 금융자산 비중이 18.9%인 점을 감안하면, 부자들의 금융자산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반 가구 대부분은 시가 수억원 내외의 주택 한 채와 소량의 금융자산으로 구성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부자들의 금융자산 투자성향은 어떨까. 투자성향은 자산을 투자하고 관리하는 행동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자들의 자산 축적 방법이 궁금하다면 그들의 투자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자들은 많은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려는 성향이 크다. 실제로 한국 부자는 공격지향적 투자성향이 일반인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 가운데 높은 수익률만큼 손실률도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 비율은 17.0%였다. 반면 일반인의 경우 이 비율은 8.7%에 불과했다. 또 부자들은 '안정형'과 '안정추구형' 비중이 45.8%였는데, 일반인 비율(77.7%)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부자들은 향후 투자 의향을 묻는 질문에 올해는 전반적으로 투자를 늘리기보다 유지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부분 자산에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답변이 10% 이하로 나타났지만, 거주외 부동산에 대해선 21.5%로 가장 높았다.
특이한 점은 한국 부자 중 절반 이상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총자산 50억원 미만 부자의 59%, 50억원 이상 부자의 53.9%가 해외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직접투자'보다 펀드나 리츠 등을 통한 '간접투자'를 선호했다. 이는 세제와 같은 현지 정책, 시장현황, 분위기 등 다양한 정보가 필요한 직접투자에 비해 금융사가 검증한 상품에 투자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투자 상품이나 방법을 정할 때 가장 우선돼야 할 요인은 자금의 사용 목적과 투자 가능 기간이다. 이번 기회에 현재 보유한 금융자산이 너무 안정형으로만 구성돼 있지는 않은지, 국내 자산으로만 편향된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