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3주 앞두고 EU·英 돌파구 찾아...북아일랜드 해법 도출

2019-10-17 21:40
  • 글자크기 설정

EU 융커·英 존슨 "브렉시트 합의 초안 타결"

합의 이뤘지만 북아일랜드 DUP, 야당 반대

EU 정상회의서 추인 예상...英의회 반발 커 통과 미지수

17일(현지시간)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 개막을 몇 시간 앞두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재협상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

BBC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합의안은 4가지 주요 요소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은 △북아일랜드가 제한적으로 EU의 상품규제를 준수한다 △북아일랜드가 영국의 관세 영역에 머무르지만 EU 단일시장의 진입 '입구' 역할을 한다 △EU 단일시장의 통합성을 유지하고 부가가치세(VAT) 관련 영국의 정당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합의를 이룬다 △북아일랜드 의회는 4년마다 EU 규정의 적용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등의 4가지 내용으로 구성됐다.

기존 영국의 제안 중 협정 효력 전에 북아일랜드의 동의를 구하도록 한 부분은 재협상 합의에서는 삭제됐다.

바르니에 대표는 북아일랜드 의회에 EU 규정 적용 여부를 결정짓도록 표결 권한을 부여하는 게 핵심 요점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이 마련한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는 앞서 북아일랜드에 '두 개의 관세체계'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번 합의안은 오는 19일 영국 의회 표결을 거칠 예정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는 당장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국의회 비준 등 나머지 절차가 변수로 남아있다. 이번 새 합의안이 영국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특히 영국 보수당과 집권 연정을 꾸리고 있는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여전히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DUP는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합의안 타결 발표에도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집권 보수당과 연정을 이루고 있는 DUP는 새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표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다. DUP가 지지하지 않으면 영국 정부가 EU가 재협상을 타결하더라도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기 어렵다. 반대로 DUP가 찬성으로 선회하면 오는 31일 브렉시트가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 제1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이전보다 더 안 좋은 합의라며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은 매우 실질적이라고 경고했다. [사진=AP·연합뉴스]

양측이 합의안을 도출함에 따라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정상회의에서는 EU 각국 정상들은 이에 대해 추인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U 정상회의가 합의안을 추인하고, 영국 하원이 19일까지 표결 통과시키면 존슨 총리는 9월9일 발효된 노 딜 금지법에 따른 브렉시트 연기 요청을 할 필요가 없게 된다.

비록 영국을 제외한 EU의 27개 각 회원국 의회의 비준, 유럽의회의 비준 절차가 남아있지만 영국 하원이 새 합의안을 찬성, 통과시키면 영국은 10월31일 자정을 기해 유럽연합에서 영구히 탈퇴하게 된다.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3년 4개월 만에 'EU 탈퇴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