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하반기 수익전망 '안정적'… 자산건전성은 열위

2019-10-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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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8662억원 순익… 전년比 624억원↑

수익성·자본적정성 우수… 중기여신에 집중

후순위채 발행에 유상증자 "건전성 다지기"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사 전경. [사진=기업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IBK기업은행이 하반기 견조한 수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상반기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연말까지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만큼 낮은 자산건전성을 끌어올리는 게 숙제다. 

◆ 중기여신 성장세… 안정적 수익일로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86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038억원)보다 624억원 늘었다. 그리고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올린 1조5110억원의 최대 순익을 올해 또 다시 경신할 거란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은행의 중기 대출 비중에서 22%에 달하는 절대적 규모와 확고한 시장지위는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기업은행의 주력 부문도 중기 여신으로, 상반기 기준 총여신의 77.8%가 중기 여신에 해당한다.

정부의 중기 지원 정책을 수행하는 정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조달금액의 70% 이상을 중기여신으로 운용해야 하는 특수은행이다. 따라서 현재의 사업구조와 시장지위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2016년 12월 김도진 기업은행장 취임 후 기업은행의 순익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 간 기업은행 당기순익은 △2014년 9358억원 △2015년 1조239억원 △2016년 1조267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김도진 행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투입된 해인 2017년 1조3141억원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1조511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수익성 지표도 좋다. 

순이자마진(NIM)의 경우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차주들을 대상으로 한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이자율, 저원가성 자금조달 등의 요인으로 시중은행의 평균 NIM을 상회한다. 올해 상반기 기업은행의 NIM은 1.89%로, 시중은행의 평균(1.7%) 보다 높다.

비용 효율성도 우수하다. 채명석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기업은행은 재무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중기여신 비중이 높은 탓에 대손비용률은 시중은행 평균 대비 높다"며 "하지만 안정적 리스크 관리가 이뤄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시중은행 평균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상반기 ROA는 0.64%로, 지난해 동기보다 0.01%포인트 올랐지만, 시중은행 평균(0.7%)보다 낮다. 채명석 책임연구원은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 경기민감도가 높은 중기여신을 중심으로 부실화가 확대될 수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자본적정성도 우수… 유동성위험 '매우 낮음'

기업은행의 자본적정성은 최근 확연히 개선되고 있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016년 13.1%에 그쳤으나 이듬해 14.2%, 2018년 14.5%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4.5%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개선은 은행의 이익누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적극적인 자본증권 발행과 유상증자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을 보면 2016년 9.3%에 머물렀지만 2017년 10.0%, 2018년 10.2%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10.5%로 최고치를 찍었다. 하반기에도 기업은행은 유상증자와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단, 유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에 비해 고객 영업망이 부족하고 예수금 기반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예대율 등의 단순 지표만 놓고 봤을 땐 그렇다. 하지만 특수은행 목적에 따라 운영되는 기업은행의 특성 상 적정 예대율을 관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기업은행 유동성을 논의하는 데 큰 의미는 없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 1실장은 "기업은행은 정책자금성 차입금 비중이 높다"며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중기금융채권에 대한 정부의 원리금 보증 가능성, 풍부한 조달여력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위험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 건정성은 열위… "규제범위 내 안정권"

기업은행의 높은 수익성과 우수한 자본적정성에 비해 자산건전성은 대체로 낮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1.3%로, 시중은행 평균인 0.5%를 크게 상회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낮을수록 자산이 건전함을 의미한다. 침체된 경기 속에 중소기업들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되자 기업은행의 건전성 개선이 더디게 진행됐고, 시중은행과의 격차는 매년 벌어졌다.

아울러 경기에 취약한 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 해운, 건설, 자동차 부문과 관련해 기업은행의 여신 비중은 상반기 기준 시중은행 평균(4.3%)을 훌쩍 넘긴 8.6%를 기록했다.

위험가중자산이 늘자 기업은행은 후순위채 발행과 유상증자에 박차를 가하며 건전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6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인 무보증·무담보 상각형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정부 대상의 250억원 유상증자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상반기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을 포함하면 올해에만 1조원 넘게 자본을 늘렸다. 기업은행이 이처럼 자본확충에 뛰어든 건 위험가중자간 증가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기업은행의 시장리스크는 6925억원, 운영리스크는 1870억원까지 늘어나 1분기 보다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는 현상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유상증자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기조에 맞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통주자본이 시중은행에 비해 적은 것에 대해선 "주식발행금애기 상대적으로 적고, 정부출자에 대한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은행에 비해 자기자본비율이 낮아도 바젤3 규제비율을 웃도는 수준이라 안정적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사진=기업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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