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동 "정경심 이름 나오는 파일 모두 삭제하라"... 공소장 공개

2019-10-0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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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압수수색이 나올 수 있으니 정 교수 남매 이름이 나오는 서류·파일을 모두 삭제하라"

'조국 일가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의 공소장이 7일 공개됐다. 공소장에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공범으로 적시되지는 않았지만 여러차례 이름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씨가 정씨와의 관계를 숨기려고 한 정황들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와 정 교수 남동생 정모(56) 씨는 2017년 2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사무실에서 코링크 신주 250주를 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검찰은 조씨가 사모펀드 운용방식 등에 대한 허위 해명자료를 배포하면서 대응하다가 언론에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자 지난 8월 20일 필리핀으로 도피성 출국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지난달 14일 귀국과 동시에 체포돼 수사를 받았다.

출국 직전 조씨는 코링크 직원에게 '검찰 압수수색이 나올 수 있으니 정 교수 남매 이름이 나오는 서류·파일을 모두 삭제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직원들에게 코링크 사무실 노트북과 저장장치(SSD) 교체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총괄대표 역할을 해왔다. 그는 지난 3일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과 70억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정 교수 남매에게 투자에 따른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코링크 지분 인수 계약 체결과 동시에 조 장관 처남 정씨를 명의자로 하는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수수료 명목으로 월 860만3천원을 지급했다.

조씨는 지난해 9월까지 19회에 걸쳐 코링크PE 회사 자금을 유용해 정씨 계좌로 1억5천800만원가량을 지급했다. 수익에 따른 원청징수세까지 코링크에서 부담했다.

조씨는 정 교수 남매가 2018년 8월께 투자금 상환을 독촉하자 코링크가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WFM에서 13억원을 횡령해 투자금을 돌려준 정황도 드러났다.

조씨는 WFM이 코링크에 13억원을 대여하는 내용의 허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적성하고, 이에 대한 이사회 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이사회 회의록까지 꾸며냈다.

이후 2015년 12월 정 교수가 투자한 금액 5억원과 2017년 2월 정 교수 남매의 투자금 5억원을 반환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정 교수는 투자 금액에 대한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조씨는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뒤 사모펀드 투자가 문제가 되자 정 교수와 적극 대응책을 상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장관은 그간 부인 등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가 '블라인드 펀드'라 투자 종목이 정해져 있지 않고, 어느 종목에 투자하는지도 모른다고 설명해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씨의 공소장을 수사 보안 등을 이유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가 여야 의원들의 요구에 뒤늦게 제출했다.

검찰은 수사 기밀 유출 방지를 위해 조씨 사건이 배당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에 피고인 접견 금지도 청구했다.

공범 의심을 받는 정 교수의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을 맞출 가능성 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형사소송법 91조에 따르면 법원은 도망 또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 직권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해 구속 피고인과 타인과의 접견을 금할 수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재산을 운용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실소유주 조범동씨가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호송차에 올라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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