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1)와 B씨(32)에게 각각 징역 7년, 5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1심에서 이들은 각각 징역 10년, 7년을 선고받았으나, 마약이 유통되지 않은 점, 가담 정도를 고려해 형이 줄었다.
미국에 거주하던 A씨와 B씨는 지난 1월 9일 5만9000여명분의 필로폰(3297g)을 옷, 과자 등에 숨겨 여행용 가방 2개에 나눠 담아 국내에 입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이렇게 수입한 마약을 공범 C씨와 공모해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할 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1심은 "피고인들이 수입한 필로폰의 양은 3kg 이상으로 그 양이 매우 많다"며 "필로폰을 포함한 마약류는 환각성, 중독성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끼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고 실형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징역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의 결정적 양형사유는 이 사건에서 취급된 양이 엄청나다는 것"이라며 "그 양에 따른 가중 법률을 기준으로 한 최저 법정형(징역 10~14년)에 비해 1심 형량이 결코 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급속하게 조직화되고 있는 마약범죄로부터 우리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이 사건 같은 마약 수입 범행에 대해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조씨 등이 조직범죄에 깊숙이 관련된 사람들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단순 동반자로 보이지만, 조직범죄라는 것이 조씨 등과 같은 조력 때문에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씨 등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수입한 필로폰은 수사기관에 전량 압수돼 실제 사용되거나 유통되지 않았다"며 "조씨 등의 가족 및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