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캐피탈사들이 금융그룹 내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고, 중고차 판매 시장 등에서 새 먹거리를 찾고 있어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 과정에서 롯데캐피탈을 가장 늦게 매각했다. 당초 롯데지주는 외부매각을 계획했었지만, 계열사 내부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롯데캐피탈이 금융계열사 중 순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은 '알짜 계열사'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JB금융지주의 자회사 JB우리캐피탈도 지주사 총 순이익 대비 높은 이익을 올렸다. 올해 JB우리캐피탈의 상반기 순이익은 443억원으로 JB금융지주 순이익의 14.91%를 차지했다.
신한캐피탈은 올 상반기 70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규모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캐피탈에 대해 실적에 기여하는 주요 계열사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캐피탈사는 다른 금융사에 비해 수익 창출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등은 규제 탓에 수익성이 저하되는 추세다. 이에 비해 캐피탈사에 대한 규제는 덜하다. 레버리지비율 법정배수도 카드사는 6배, 캐피탈사는 이보다 넉넉한 10배를 적용 받는다.
자본건전성 관리도 성장 요인 중 하나다. 여신금융연구소의 '국내 캐피탈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보면 2018년 3분기 캐피탈사의 자기자본비율은 15.2%, 단순자기자본비율은 12.9%다. 또 레버리지비율은 7.7배로 법정배수(10배)보다 낮았다.
또 중고차 중심의 자동차금융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점도 캐피탈사에 기회다. 일부 캐피탈사는 중고차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KB캐피탈의 'KB차차차'는 중고차 매물 평균 등록 수 기준으로 SK엔카닷컴을 뛰어 넘어 1위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의 '플카'도 인기를 끌며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신차 판매가 정체되고 있으며, 캐피탈사의 주요 업종이었던 자동차금융 분야에 은행과 카드사가 빠르게 진출하고 있어서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캐피탈사들이 당장 위험을 맞진 않겠지만, 경쟁이 심화되고 종목이 중복될 가능성은 있다"며 "그래도 캐피탈사는 영업점과의 소통, 할부서비스 네트워크 등 기존의 강점 덕에 은행과 카드사에 쉽게 자리를 내주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