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는 29일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을 다시 하원 표결에 부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하며, 이를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것)를 불사하겠다는 그간의 주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또 "EU(탈퇴)법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항복법안'이라고 지칭한 자신의 발언 역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하원은 EU(탈퇴)법을 통과시켰다.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3개월 추가 연기하는 것이 이 법안의 골자다. 존슨 총리와 범야권 간 대립 양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존슨 총리는 "EU와 여전히 좋은 브렉시트 합의를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EU 파트너들의 상식적인 판단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날은 맨체스터에서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가 열린 날이다. 전당대회에 참석한 주요 관료들도 브렉시트 시한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전당대회에서 "2016년 국민투표 당시 1740만명의 유권자가 EU 탈퇴에 표를 던졌는데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민주적 결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더이상 이같은 분열과 브렉시트 지연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0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가 한 번 더 연기되면 '노딜' 보다 영국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도 표명했다.
노딜 브렉시트 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고브 실장은 "영국이 EU를 떠난 뒤에도 당장은 다른 회원국이 EU에 남아 있겠지만 15∼20년 뒤의 EU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스티븐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도 "만약 브렉시트를 연기한다면 영국은 매달 EU에 10억 파운드(약 1조5000억원)를 내야 한다"며 "이제는 브렉시트에 대한 변명을 중단하고 브렉시트가 가져올 기회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