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를 면담한 뒤 네타냐후 총리에 연정 구성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총선 결과가 최종 도출되면 이스라엘 대통령이 정당 대표들과 협의해 연정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준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이자 5선을 노리는 네타냐후 총리는 연임할 기회를 잡았다. 네타냐후 총리가 앞으로 42일 안에 다른 정당들과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총리직에 오르게 된다.
리블린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진영의 의석이 간츠의 중도좌파 진영보다 약간 우세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총선 개표 결과에 따르면 청백당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120석 가운데 33석으로 제1당에 오르고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1석 뒤진 32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종 개표 결과, 유대주의 종교정당을 비롯한 우파 진영의 의석은 55석으로 아랍계 정당을 포함한 중도좌파 진영(54석)보다 1석 많다.
간츠를 총리 후보로 추천한 아랍계 정당들의 의석이 당초 13석에서 10석으로 준 점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42일 안에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할 경우 리블린 대통령은 다른 정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
리블린 대통령은 그동안 네타냐후 진영과 간츠 진영 모두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양당을 아우르는 대연정 구성을 압박하고 있다. 리쿠드당과 청백당은 대연정을 놓고 협상 했지만 누가 먼저 총리직을 맡느냐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또 청백당 일부 수뇌부들이 종교정당들의 연정 참여에 거부감을 보이면서 리쿠드당과 대립 중이다.
이번 총선에서 '킹메이커'로 부상한 아비그도르 리베에르만 전 국방부 장관의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8선)도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중 누구도 총리 후보로 지지하지 않는다며 중립 노선을 선언하고 있다.
여기에 아랍계 4개 정당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는 총리 후보로 간츠 대표를 지지했지만, 조인트리스트에 함께 해온 발라드당은 간츠 대표의 이념이 네타냐후 총리와 별로 다르지 않다며 반기를 들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총선이 2차례나 치러졌다. 네타냐후는 올해 4월 총선에서 우파 정당들의 선전으로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당시에는 베이테누당이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에게도 병역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며 연정 합류를 거부해 네타냐후 총리는 조기 총선 카드를 선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