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친숙한 존재이지만 브라우니는 사람의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들이나 정직하고 명랑한 사람들에게만 가끔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어른이 오면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브라우니는 물방앗간이나 농장, 헛간 등에 살면서 사람들이 모두 잠든 밤에 나타나 집안일을 도와준다. 낮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집주인이 청소나 세탁을 미처 끝내지 못했으면 밤중에 나타나 깨끗이 치워준다고 한다. 크림을 휘저어 버터를 만들고 접시를 닦아 놓거나 일손이 많이 필요한 추수철에는 밤중에 농장의 동물을 돌봐주거나 건초를 베고 잔디를 깎아 놓기도 한다. 브라우니는 또 벌떼를 모으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벌떼가 습격했을 때 ‘브라우니’를 외쳐 부르면 벌떼를 다른 곳으로 쫓아주거나 떼지어 붕붕거리는 벌떼들을 잠잠하게 만들기도 한다. 스코틀랜드 지방의 브라우니는 술 만드는 일을 돕기도 한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브라우니의 모습을 실제로 보지는 못했어도 밤새 청소를 하거나 집안일을 하느라 브라우니가 내는 시끄러운 소리를 이따금 듣는다고 한다.
브라우니는 크림이나 빵·우유 등을 좋아해 집안일을 도와준 대가로 우유나 꿀 바른 빵·과자를 얻어먹는데, 우유 한 컵과 빵 한 조각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스코틀랜드의 농촌에서는 잠을 자러 침실로 가기 전에 거실 난롯가나 부엌에 브라우니가 먹을 것을 조금 남겨 놓는 풍습이 있다. 만일 사례를 하지 않으면 기분 나빠하며 집안을 도로 엉망으로 만들거나, 밤중에 자는 사람을 꼬집기도 한다.
반대로 사람들이 지나친 보답을 하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껴 곧 떠난다고 한다. 먹을 것 말고 옷이나 신발 같은 선물을 주면 옷을 입고 사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브라우니는 인간에게 호의적이어서 사람이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절대로 공격하는 법이 없다. 때때로 마법도 사용하지만 자기 몸을 보호하는 정도다. 브라우니는 아이들과 놀면서 들국화로 화관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암소와 암탉에게 길 안내를 해주기도 한다. 브라우니가 있는 집에는 추악한 괴물인 고블린도 접근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브라우니가 고블린을 쫓아버리기 때문이다.
브라우니는 화가 많이 나면 사람들을 괴롭히는 보가트로 변한다. 보가트는 찢어진 옷을 입고 몸에는 까무잡잡한 털이 나 있다. 만일 브라우니를 모욕하거나 깔보고 억지로 이 일 저 일을 시키면 브라우니가 보가트로 변해 앙갚음을 하니 조심해야 한다. 보가트는 집안일을 도와주는 브라우니와 달리 집안을 엉망으로 만드는 골칫거리이자 말썽꾸러기다. 장난기가 있는 브라우니는 간혹 장난을 치느라 방을 어지럽히기도 하지만, 보가트는 문이 갑자기 쾅 하고 닫히게 하고 우유를 상하게 하거나 열쇠와 양말, 중요한 물건을 숨기는 심술궂은 장난을 친다. 벽을 쾅쾅 두드려대고 자는 사람들을 꼬집거나 그룻을 엎어버리고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을 괴롭힌다.
보가트는 강력한 주문을 외지 않으면 절대 쫓아낼 수 없기 때문에 보가트를 퇴치하려면 그 집에 사는 가족들은 이사를 갈 수밖에 없다. 이사를 갈 때도 보가트가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집안 식구들이 보가트의 괴롭힘에 지쳐 몰래 이사를 가려 해도 보가트가 짐수레에 숨어 타고 따라간다고 한다.
그런데 보가트를 쫓아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하다. 보가트는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모습으로 변해 나타나기를 좋아한다. 가령 머리가 없는 모습으로 나타나더라도 무서워하지 않고 큰 소리로 웃어대면 실망한 보가트가 스스로 집을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