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로 성 니콜라우스를 뜻하는 ‘상투스 니콜라우스’를 네덜란드어로는 산테 클라스라고 한다. 17세기경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이주한 네덜란드 사람들이 그와 관련된 풍습을 성탄절과 결부시켜 소개하면서 이 발음이 영어식으로 변형되어 오늘날의 산타클로스로 굳어졌다. 유럽의 비영어권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 아버지’란 의미로 불린다.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 순록이 끄는 썰매에 선물을 가득 싣고 전 세계를 돌며 착한 아이들에게만 원하는 선물을 나눠준다. 산타클로스가 굴뚝을 타고 벽난로로 내려와 걸어둔 양말에 선물을 넣고는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성 니콜라우스에서 유래했다. 니콜라우스는 너무 가난해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세 자매를 도와주려고 한밤중에 아무도 모르게 굴뚝 속으로 금덩이가 든 자루 세 개를 떨어뜨렸는데 신기하게도 벽에 걸어 둔 양말 속으로 들어가 세 자매는 금덩이를 팔아 결혼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산타클로스는 가장자리를 흰털로 장식한 빨간 옷과 빨간 모자를 입고 덥수룩한 흰수염을 기른 뚱뚱한 백인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주로 표현된다. 이는 1931년, 미국의 코카콜라사가 자사 제품 광고를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 캐릭터다. 겨울철 콜라 제품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코카콜라의 로고색인 빨간색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를 모델로 한 마케팅전략을 펼쳤는데 이것이 대성공을 거둠으로써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로 굳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새롭게 창조된 산타의 이미지는 상업화의 물결 속에 크리스마스의 상징이 되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됐다.
산타클로스는 순록들과 함께 북극의 만년설 지역에 산다고 알려져 있다. 산타마을을 놓고 캐나다 퀘벡주의 발 다비드와 노르웨이의 오슬로,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는데 정통 산타마을로 인정받은 곳은 핀란드 라플란드지방의 주도인 로바니에미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주소없이 ‘산타클로스에게(To Santa Claus)’라고 편지를 쓰면 그 편지는 우표가 없어도 로바니에미의 산타마을로 배달된다고 한다.
2007년의 경우, 전 세계 150개국의 어린이들이 75만통의 편지를 보냈다. 많은 자원봉사자 ‘엘프’들이 전 세계에서 날아오는 수십만통의 편지에 산타 대신 답장을 써준다. 최근에는 한국어를 하는 한국인 엘프도 생겨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쓰면 산타우체국 소인이 찍힌 한글 답장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2월 12일에는 내년 3월 부산-헬싱키 취항을 기념해 핀란드 공인 산타클로스가 핀란드의 국적 항공사인 핀에어를 타고 김해공항을 방문하기도 했다. 공인 산타는 주민투표에 의해 매년 선출되는데 ‘산타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 외엔 신분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 전 세계 어린이들의 동심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서다. 성 니콜라우스가 어린이와 선원의 수호성인이라면 산타클로스는 상업적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동심의 수호자가 아닌가 싶다.<논설고문·건국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