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이날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열리는 심리에 참석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요청에 따라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서 미국 송환 절차를 위한 법원 심리를 받고 있다.
23일 심리에서도 멍 부회장의 미국 송환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화웨이 변호사 측은 “미국이 경제·정치적 목적으로 범죄인 인도 절차를 남용했다”며 체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음을 주장해 왔다.
멍 부회장 체포로 중국·캐나다 양국 관계가 수교 이래 사상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다. 중국은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 절차가 진행 중인 멍 부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며 캐나다를 압박해왔다. 카놀라유와 육류 제품 등 캐나다산 상품 일부에 대한 수입을 중단하는가 하면, 캐나다 국적자 2명에 대해 마약거래 혐의로 사형을 선고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5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중국·캐나다 관계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캐나다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캐나다는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다"며 "캐나다는 잘못을 반성하고 중국의 엄중한 입장과 우려를 중요하게 여겨 멍완저우 부회장을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멍완저우 사건이 내달 열리는 캐나다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각 정당 후보자들이 중국과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부담감을 느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로선 그동안 멍완저우 체포 사건을 정치적인 개입은 없었다며 법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로 인해 대중국 외교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게 사실이다. 이는 트뤼도 총리의 재선 가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처드 패든 전 캐나다 국가안보 고문은 블룸버그를 통해 "(멍완저우 체포 사건 후폭풍으로) 캐나다 국민은 트뤼도 정부가 중국과 건설하려던 전략적 파트너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했다"고 진단했다.
양국 관계가 심각한 갈등을 겪는 가운데 캐나다 정보 당국의 우려도 크다. 실제로 캐나다 정보 당국은 내달 21일 치러질 총선에서 중국 등 6개국을 지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활동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블룸버그는 멍 부회장에 대한 최종 판결은 일러야 2020년 말에나 나올 것이라며, 과거 판례를 살펴보면 미국 송환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은만큼 향후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