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올해 2분기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68%)에 이어 17%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시장조사 기관 카운터포인트가 19일 밝혔다. 전 분기 3위에 머물던 LG전자는 5월 V50 씽큐(ThinQ) 출시 이후 애플(14%)을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개별 제품으로는 삼성 갤럭시 S10이 1위, 2위가 V50이었다.
권 사장은 연초부터 듀얼 스크린을 갖춘 V50에 높은 기대를 걸었다. LTE시대까지 삼성이 주도해온 스마트폰시장을 뒤흔들 '5G 특기생'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판매량은 압도적으로 밀리지만 후속작 V50S 씽큐 출시 이후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LG전자는 기존 제품의 듀얼스크린 겉면에 알림창이 없는 점과 각도 조절에 제약이 많다는 문제점을 개선해 신제품을 발표했다. 신제품은 듀얼스크린을 덮어도 문자와 시간, 수신전화, 배터리 상태와 날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는 게임업계와 통신사, 방송사, 앱 개발업체 등과 전방위 협력해 생태계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한편 제품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LG전자가 권봉석 사장을 MC사업본부장에 앉힌 이유는 과거 피처폰 시절 누렸던 영광을 재현할 적임자로 판단해서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이례적으로 1년만에 MC본부장 교체를 발표하면서 전임 황정환 부사장 대신 권 사장이 MC와 HE(가전) 본부장을 겸직하게 했다. 그러면서 그의 올레드 TV 성공 체험과 ‘1등 DNA 이식’을 강조했다.
전장 한가운데 나타난 장군에게 아군 막사는 불균형이 심해 보였을 것이다. 1분기 LG전자 MC부문은 2035억원 적자를, HE부문은 346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분기 MC부문 영업손실은 3130억원으로 53.8% 늘었다. HE 영업이익은 2056억원으로 MC부문과 격차를 유지했다. 실적 발표 당시 LG전자는 듀얼스크린 육성 계획을 재확인했다. 권 사장은 지난 2월 스마트폰 사업 방향을 밝히면서 “최고 스펙만을 향해 경쟁하는 ‘모범생 같은 폰’에서 벗어나 특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특기생 같은 폰’으로 진정성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과거 서비스 부실 논란과 G4 무한 재부팅 이후 ‘믿거폰(믿고 거르는 폰)’ 제조사가 된 LG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소비자 마음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V50 출시 당시 빵집(기기값 0원) 대란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며 공짜폰 지위를 벗어나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전용 액세서리인 듀얼스크린 무료 제공 기간을 전작처럼 후속작 발표 시점까지 연장할 경우 마케팅 비용 부담도 이어질 수 있다.
애플 아이클라우드(iCloud)를 따라 자사 기기 간 연속성 서비스에 돌입한 삼성의 행보도 부담이다. V50S처럼 개별 기기만을 위한 생태계 조성은 경쟁사에 비해 한계가 뚜렷하다. 권 사장은 장기적으로 스마트폰 중심으로 자사 랩톱 그램과 워치 W7 등에 연속성을 불어넣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이 때문에 듀얼스크린폰은 공짜폰 지위를 넘어서야 한다.
허공에 던져진 권 사장의 주사위 V50S는 사용성 측면에서 압도적인 평가를 받아내야 한다. 앞에는 예약 물량 완판 행진을 보이는 갤럭시 폴드가 달리고 있고 뒤에는 애플 아이폰 11 프로가 세 개의 눈을 번뜩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