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6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던 수출이 올해는 단 한 번의 상승 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품목별·지역별 양대 축인 반도체와 대(對)중 수출 부진이다. 반도체는 수출 감소 원인이 경쟁력 약화보다는 단가 하락 영향이 크다. 지난해 우리 전체 수출의 26.8%를 차지했던 중국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성장둔화 영향에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제 관심은 향후 회복 가능성이다. 8월까지의 부진을 털고 회복을 할지, 한다면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환율 영향에 따른 수출 물가 반등 소식도 반갑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9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는 한 달 전보다 1.5% 상승했다. 전월 대비 수출물가는 6월(-2.2%), 7월(-0.3%) 하락하다 8월 들어 반등했다. 7월 평균 달러당 1,175.3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8월 1,209.0원으로 뛰어오른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물가가 한 달 전보다 2.9% 오르며 지난해 8월 시작된 하락세에서 벗어나 13개월 만에 반등했다. 반도체 가운데 D램 수출물가(계약통화 기준)는 한 달 전과 보합으로, 가격 하락세가 일단 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하루 많다는 점도 수출 회복에 기대감을 키운다. 올해 9월 조업일수는 20.5일, 지난해는 19.5일이다. 대략 조업일수 하루당 20억~25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점을 고려면 단순 계산으로 20억달러는 더 늘릴 수 있다.
이처럼 상황은 나쁘지 않으나 정작 수출 당국은 반등에 고개를 저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고정가격의 변화가 중요한 것이지 환율에 따른 효과는 미미하다"며 "9월 상반기 수출이 상승세로 출발한 점도 10일까지의 수치는 샘플이 작기 때문에 예단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조업일수가 하루 많은 점도 기저효과(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지표가 왜곡되는 현상) 영향으로 상승 반전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수출은 조업일수가 적었음에도 당시 일평균 수출이 역대 최고인 25억9000만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이 관계자는 "환율, 조업일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출 상승세를 이끌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