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겨냥한 LG전자...8K TV 전면전 선포

2019-09-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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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IFA에서 "화질 선명도 50% 이하는 삼성뿐"이라며 포문 열어

- OLED 새 광고 시작...초박형 두께, 초선명 화질 부각

7일 시작된 LG OLED TV 광고 화면.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LG전자가 삼성전자를 도발하면서 8K TV 전면전을 선포했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과 시장 장악력에 대한 초조함이 맞물린 영향으로 보인다.

LG전자 HE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정석 상무는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테크 브리핑’에서 화질 선명도가 50%를 밑도는 8K 제품은 삼성전자 뿐이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LG전자는 IFA 전시장에 자사 8K 나노셀 TV와 삼성전자 8K QLED TV를 나란히 놓았다. LG 제품 화질 선명도는 90%인 반면 삼성전자 제품은 12%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려는 의도다. 또한 LG전자는 삼성전자가 2016년 픽셀 수보다 화질 선명도가 중요하다고 했던 점을 부각했다.

세계 주요 업체들과 ‘8K 협의체’를 만든 삼성전자는 태연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8K 협의체에는 삼성과 파나소닉, TCL, 하이센스, AUO 등 TV 제조사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 8K 표준화 기반 마련에 주력해 8K 생태계를 넓힐 계획이다. 이에 LG 전자가 협의체가 아닌 기술력 우위를 보여주겠다며 공세에 돌입한 상황이다.

LG전자는 7일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OLED) TV 바로 알기’라는 75초 짜리 광고를 시작했다. 올레드 TV는 종이처럼 얇고 색 표현도 정확한 반면 LED는 백라이트가 필요해 색이 정확하지 않고 두께도 얇아지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광고는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QLED 역시 한계점이 뚜렷한 LED TV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LG 전자는 17일 국내에서 기술 설명회를 열고 자사와 삼성전자 간 제품 성능을 비교 검증할 예정이다. 상반기 자사 원조 세탁기 모델 최불암 씨를 내세워 감동 마케팅에 주력하던 모습과 대조된다.

LG전자가 설전과 광고전으로 전선을 넓히는 이유는 영업이익을 벌리며 시장 장악에 나선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텔레비전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CE 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 5400억원에서 2분기 7100억원으로 올랐다. TV 신모델이 잘 팔렸고 프리미엄 비중도 늘린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QLED 제품 판매량을 늘려 프리미엄 리더십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LG전자 HE 부문 실적은 전보다 줄었다. 1분기 3465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분기 2056억원으로 떨어졌다. 8K 시장에 회의적이던 LG전자가 도발에 나선 배경 중 하나로 읽힌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콘텐츠 제작업체들과 손잡고 시장 규모를 키우자 발목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두 업체는 5년 전 IFA에서도 세탁기로 갈등을 빚었다. 삼성전자는 2014년 IFA를 찾은 LG전자 임직원이 자사 드럼 세탁기를 고의로 고장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LG전자는 일상적 테스트에서 유독 삼성전자 제품만 문제가 생겼다는 식으로 맞섰다. 갈등은 국내에서 소송전으로 번졌다. 두 회사는 이듬해 3월 OLED 기술 유출과 시스템 에어컨 관련 소송을 포함한 3개 소송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

앞선 사례를 볼 때 두 회사 간 소송전은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당시 엄중한 국가 경제 상황 극복과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향상에 힘쓰기 위해 다툼을 멈춘다고 밝혔다. 소모전을 끝내자는 두 그룹 총수 간 교감이 깊었다는 관측이다. 올해 2년차를 맞은 구광모 LG 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 LG 화학 간 수천억원대 소송전도 신경쓰이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얼마 전 대법원이 자신의 뇌물액을 86억원으로 판단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파기환송했다. 일본의 무역 보복에 맞서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불확실성도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LG의 공격은 제품 마케팅 차원이므로, 펩시와 코카콜라처럼 재치 있는 광고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LG전자의 무거운 도발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의 진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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