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북한을 방문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당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만나지 못한 채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전날 의례방문해온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왕의(왕이) 동지를 만나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했다"고 전했다.
왕 국무위원은 지난 2일 평양에 도착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한뒤 다음날에는 6.25 전쟁 당시 전사한 중국 인민군의 유해가 안장된 열사릉원을 찾는 등 2박3일 간의 북한 방문 일정을 마쳤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김정은 위원장 동지의 영도 밑에 조선(북한) 인민이 전진 도상의 어떤 난관도 성과적으로 극복하며 조선노동당이 제시한 전략적 노선과 목표들을 반드시 실현하리라는 것을 굳게 믿는다"며 "그 길에서 중국은 조선의 동지, 벗으로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중친선은 70년간의 역사적 시련을 이겨낸 공동의 귀중한 정신적 재부"라며 "쌍방 공동의 노력으로 중조(북중)친선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발전시켜나감으로써 중조친선의 밝은 앞날을 안아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조중 두 당 최고 영도자동지들께서 이룩하신 중요한 합의를 철저히 관철하여 외교관계 설정 70돌을 맞이하는 올해에 전통적인 조중친선협조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승화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국무위원의 이번 방북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낼 중국의 메시지로 관심을 받았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홍콩문제와 무역전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만큼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북미 대화 테이블로 이끌 것이라는 실무회담 재개의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중재자 역할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미국을 자극할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왕 국무위원의 방북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는 김 위원장의 10월 방중을 염두에 둔 실무 성격인 김 위원장과 면담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