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제결제은행(BIS)의 비금융부문 신용통계를 이용해 43개국을 대상으로 '정부·가계·기업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 국제비교'를 실시한 결과, 한국의 지난 18년간 연평균 정부 부채의 증가율은 14.4%로 나타났다. 이는 아르헨티나(29.2%)와 중국(17.8%)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다만, GDP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38.9%로 43개국 중 32위로 상대적으로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정부 부채가 미래 재정을 갉아먹는 상황을 특히 우려했다. 고령화에 따른 정부 연금·의료 지출 급증이 직접적인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구(IMF)가 지난 4월 2015년에서 2050년 사이 개별국가의 연금·보건의료지출 증가를 고령화에 의한 '정부 잠재부채'를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부채는 159.7%로 43개국 평균인 77.4%를 훌쩍 뛰어넘었다.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브라질(248.1%)뿐이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잠재부채가 미래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고 정부 부채를 밀어올리기 때문에 사전 대비를 위해 정부 부채와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업부채는 GDP 대비 101.7%로 전년(98.3%) 보다 상승하며 세계 16위로 올랐다. 43개국 평균은 95.5%에서 94.0%로 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자보상배율이 1.0 미만인 기업 비중은 35.7%로 3.4%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안좋다. 코스피 상장기업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7.1% 감소했고 자본대비 부채비율이 200%가 넘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 비중이 17.3%로 작년 말 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정부부채는 위기 때 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이 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며 "경기하강 국면에서 과도한 부채는 민간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신용위험을 키워 거시경제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므로 민간부채를 면밀한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