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건 중국 담배시장을 사실상 한 회사가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영회사인 중국연초총공사(CNTC)다. 세계 최대 담배회사다. 비중국계 담배회사로는 미국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 가장 크지만, 판매량이 CNTC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고 한다. 외국 기업이 중국 담배시장에 진출하려면, CNTC를 통해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필립모리스도 중국에 진출했지만, 시장점유율이 0.1%에 불과하다.
최근 담배 소비량이 줄고 있는 건 세계적인 현상이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전 세계 담배 판매는 지난해까지 5년간 9% 줄었지만, 중국에서는 4.9% 감소하는 데 그쳤다.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은 그 폭이 두 자릿수나 됐다. CNTC는 담뱃값이 상대적으로 비싸 같은 기간 매출이 10% 늘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니 투자자들이 중국 담배시장, CNTC에 눈독을 들일 만하다. 비상장 회사인 CNTC의 자회사 차이나토바코인터내셔널(CTI)이 지난 6월 홍콩증시에 데뷔했을 때 기대가 컸던 이유다. 덕분에 이 회사 주가는 상장 이후 4배 넘게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이젠 CTI에 대한 베팅을 그만둬야 할 때라고 보도했다. CTI를 CNTC의 대체 투자처로 삼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중국 담배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지만, 정작 CTI는 중국에서 담배를 팔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담뱃잎을 수출입할 뿐이라고 한다. 신문은 CTI가 담뱃잎 수출입 독점권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이 사업 자체는 중국에서 국가 전매사업이 아니어서 국제적인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CTI가 지난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이 컸다. CTI가 수입하는 담뱃잎의 30%가 미국산이어서다. 실적 발표 이후 이 회사 주가는 17% 추락했다. 그럼에도 주가 수준을 반영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52배에 이른다. 주가가 고평가돼 더 떨어질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담배에서 거둔 세금은 1조 위안(약 169조원)에 이른다. 전체 세수의 6%나 됐다. WSJ는 중국 정부가 담배 세수를 유지하기 위해 금연운동에 인색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