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은 26일(미국시간) 신형경수로 APR1400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로부터 설계인증(DC)을 최종 취득했다고 27일 밝혔다.
APR1400은 지난해 9월 표준설계승인서(SDA)를 취득했고, 이후 약 11개월간의 법제화 과정을 거쳐 미국 연방규정 부록에 등재됐다.
설계인증은 미국 정부가 APR1400의 미국 내 건설·운영을 허가하는 일종의 안전 확인 증명서로, 15년간 유효하고 최대 15년 연장할 수 있다. APR1400 원전이 설계인증을 취득했다는 것은 이 원전을 미국 내에 건설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APR1400 원전은 기존 한국형 원전인 'OPR1000'을 개량한 차세대 원전으로, 1992년부터 약 10년간 2300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OPR1000과 비교해 발전용량이 40% 늘었고 사고 발생 확률은 10분의1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이름 중 APR은 '개선된 원전(Advanced Power Reactor)'의 영문 첫 글자에서 각각 따왔고, 1400은 발전용량이 1400MW급이라는 의미다.
APR1400의 미 원자력규제위원회 설계인증 취득사업은 한수원과 한국전력의 공동 신청으로 시작됐다. 한수원이 총괄주관기관으로 사업을 주관하고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이 참여했다.
APR1400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원전 노형이며, 국내에서는 신고리 3·4·5·6호기, 신한울 1·2호기가 이 노형으로 운영 또는 건설 중이다.
주목할 점은 미국 외 노형이 설계인증을 받은 것은 APR1400이 최초라는 사실이다. 앞서 일본 미쓰비시와 프랑스 아레바가 2007년 각각 NRC 인증 작업에 도전했지만 사실상 본심사를 포기할 정도로 미국 원자력 규제기관의 심사는 까다롭기 때문이다.
특히 APR1400은 2017년 10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과 함께 세계 양대 인증을 모두 취득하며 세계적으로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됐고 유럽의 EUR 인증과 더불어 세계 어디에서도 APR1400을 건설할 수 있게 된 셈"이라며 "앞으로 신규 수출시장 개척, 승인심사 과정에서 얻은 경험, 향후 인력양성과의 연계 등 많은 기대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