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호박즙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온라인몰 ‘임블리’의 임지현(32) 부건에프엔씨 상무가 활동을 재개한다. 유기농 농산물 유통에 직접 나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도지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해당 게시물에서 임 상무는 “주변에 농사를 짓거나, 유기농 농산물 재배, 과수원 운영을 하는 이들이 있다면 개인 메시지(DM)를 달라”며 “어떠한 이익(마진)도 없이 무료로 소개하고, 깨끗하고 투명하고 유익한 정보로 많은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유기농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와 소비자 사이에서 유통 이윤 없이 직접 중개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게시물을 올린 지 이틀 만에 문의가 몰려 빠른 답변이 힘들 정도라고 임 상무는 덧붙였다.
아울러 임 상무는 “앞으로 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분들, 알릴 곳이 없고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 한다”며 “지난 5개월 동안 많은 것을 되돌아보고 느끼며 고민 또 고민했다. 그러던 중 농사짓는 분들이 판매가 힘들어 안 좋은 생각을 한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앞으로 제가 받은 과분한 사랑을 하나하나 들려드리려 한다”고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결국 신규사업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 “유통 이윤만 떼먹겠단 소리를 길게 한다”, “먹는 거로 장난치고 소비자 피부 뒤집히는 화장품 판 사람이 농산물을 팔겠다니 제정신인가?”, “얼마 전 방송에 농산물 중간 유통이 돈 잘 번다고 나오던데 영감을 얻었나 보다”, “다른 거 안 하고 원래 하던 의류만 하겠다더니, 또 말이 바뀌었다”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유기농 농산물을 유통할 경우, 유통 당사자가 생산까지 담당하는 경우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임 상무는 중간 유통 단계만 맡겠다는 것이므로 인증 단계를 거칠 필요는 없다.
지난 4월 임블리가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비자 항의가 잇따랐다. 환불 등 대처가 미흡해 더 큰 논란을 낳았다.
이익을 취하든, 취하지 않든 간에 제품 하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유통 중개업에 나선 것만으로 소비자가 분개하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 전자상거래과 관계자는 “11번가와 같은 통신판매중개업 형태면 문제없겠지만, 실제로 이익 없이 중개하는지 여부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