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의 新경세유표 12-21] 한국대표 무궁화 ‘신태양’은 ‘히노마루’

2019-08-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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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백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

한국을 대표하는 꽃, 무궁화 ‘신태양’은 일장기 ‘히노마루’에서, '배달'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고향 ‘나가토’에서, ‘신사임당’은 ‘시로기온마모리’(부적)에서, 한서(남궁억)는 ‘사츠마시로’에서, ‘춘향’은 가쓰라-태프트 ‘하기’에서 나왔다.

우리나라 나라꽃 품종명에 왜 일본어가 난무해야 하는가? 3500여종이나 되는 우리나라 자생종 아름다운 꽃들을 팽개치고 하필이면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받들며 나라노래로 찬송해야 하는가?

(자연)과학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다. 절대적이며 증명할 수 있는 진실이다. 과학은 관념이나 이념 따위가 개입될 여지가 적다. 정확한 측정과 기록이 선행되며 감정보다 이성의 요구가 뒤따른다.

과학은 한계를 지켜야 하며 그 이상을 넘어서면 악마화되기 싶다. 정치와 멀어야 한다.

필자는 여름방학 내내 보다 더 객관적, 중립적, 이성적으로 무궁화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식물학·원예학 등 자연과학연구방법으로 톺아봤다.
 

[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무궁화는 꽃 전체가 흰색인 배달계를 제외하고 모두 꽃의 중심부가 붉은색인데, 이를 단심(丹心)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꽃잎의 색깔이 흰색 바탕일 경우 백단심, 붉은색 바탕일 경우 적단심으로, 자색과 청색 바탕일 경우 각각 자단심, 청단심이라 부른다. 또한 단심이 있으면서 붉은색 띠무늬가 있는 아사달계 등으로 부른다.

국내 육성 주요 무궁화 품종은 백단심계 18개종, 배달계 12개종, 적단심계 8개종, 자단심계 34개종, 청단심계 2개종, 아사달계 3개종 총 77개 품종이 있다.

먼저 일반적으로 알려진 무궁화의 모습, 흰색 꽃잎 바탕에 중심부가 붉은 백단심계부터 살펴보자.

백단심계는 지조와 정절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홑꽃으로는 신태양, 일편단심, 한빛, 한마음, 단심, 한보라, 개량단심, 백단심, 새빛, 선덕, 원화, 월산, 한얼단심이 있다. 반겹꽃으로는 한보람, 한누리, 화랑이 있고, 겹꽃으로는 설단심, 설악, 순정 등이 있다. 특히 12종의 백단심계 홑꽃은 홍단심계(적단심계와 자단심계) 홑꽃과 함께 무궁화 중에서도 국화(國花)에 해당하는 종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무궁화하면 으레 일장기와 욱일기의 원형인 백단심계 무궁화를 일컫는다. 일본 백단심계 홑꽃으로는 히노마루(日の丸), 시로히토에(白一重), 소오탄(宗旦), 고바타(小旗), 모모조노(桃園), 시로쇼우린(白小輪), 시로소코베니(白底紅) 등이 있고, 반겹꽃인 미미하라하나가사(耳原花笠), 다이센기온마모리大仙祇園守), 겹꽃인 쓰보사카야마(壺坂山) 등 총 10개 품종이 있다.

그런데 한국 백단심계 18개 품종 중 신태양, 일편단심, 한보람은 각각 일본의 히노마루, 고바타, 미미하라하나가사의 완전 복제품이다. 나머지 15개 품종도 일본 백단심계 품종들과 일란성 쌍둥이만큼 구별이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다.

◆100% 완전복제 일장기와 욱일기

1. 신태양=히노마루(일장기)
 

<네이버 지식백과> 국가문화상징 무궁화
 [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1972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은 국내 육성 무궁화 중에서 ‘신태양’을 선발했다고 공표했다. 그런데 사실 신태양은 1960년대 유달영 서울대 농대 교수팀이 일본 오사카 식물원으로부터 도입한 ‘히노마루(日の丸)' 무궁화를 이름만 ‘신태양’으로 바꾼 것이다. 무궁화나무 나라 '부상(扶桑)국' 일본의 최고(最高)이자 최고(最古) 무궁화 품종 히노마루 무궁화는 역시 일본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시가집 「만연집(萬葉集)」(751년 이전 출간)에 기록되기 시작했다.

일본학계는 『만엽집』에 나오는 일곱 가지 초목 가운데 하나인 조모(朝貌)가 나팔꽃처럼 흰색 꽃잎 바탕에 중심부가 붉은 무궁화 히노마루를 지칭함을 고증한 바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임진왜란 당시 히노마루 무궁화를 형상화한 깃발을 내건 함대를 부산 앞바다로 출진시켰다. 1872년부터 일본 국기로 공식 사용한 히노마루 기는 히노마루 무궁화를 평면에 펼쳐 국기로 형상화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일본의 모든 사물의 품종명에 히노마루(日の丸)가 붙은 건 히노마루 일본국기와 히노마루 무궁화 단 두 종뿐이다.

1990년 11월 5일 한국무궁화연구회(산림청 농촌진흥청 관리감독 사단법인, 1985년 설립)는 ‘신태양’과 ‘히노마루’는 특성상 차이가 없는 동일품종으로 공식 확인했다. 즉, 국내 무궁화 관련 텍스트들은 한국대표 무궁화 품종 ‘신태양’이 일본대표 무궁화 품종 ‘히노마루’ 짝퉁이라는 이 기막힌 사실을 이처럼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온·오프라인 텍스트에는 히노마루(일장기) 무궁화가 대한민국 국가문화상징으로 게재되어 있다. 논평을 회피한다.

2. 일편단심=고바타(일장기)

1983년 서울 농대는 무궁화 신품종 ‘일편단심’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일편단심은 꽃 중앙의 단심(일장)은 작지만 진하고, 방사상으로 퍼진 단심선(욱광)은 미약하다.

1990년 한국무궁화연구회는 일편단심이 미국 무궁화 페전트 아이(Pheasant Eye)와 구분되는 특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실 일편단심 역시, 유달영 서울 농대 교수팀이 1960년대 오사카시립대학 부속식물원의 다치바나 요시시게(立花吉茂)로부터 입수한 ‘고바타(小旗, 12세기 가마쿠라시대 출현)'를 그대로 카피한 품종이다. 이름 그대로 작은 일장기 고바타는 방사선(욱광)이 거의 없고 가운데 붉은 단심(일장)이 강하다. 세계 193개 유엔 회원국 국가(國歌) 가사중 자국을 유일하게 해 아닌 달로 비유한 애국가 3절의 “구름없이 밝은 달은 우리가슴 일편단심일세”에 나오는 그 일편단심은 일본의 태양신 ‘아미테라스’와 작은 일장기 ‘고바타’를 향한 일편단심이었나?

3. 한보람=미미하라하나가사(욱일기)

(맨왼쪽부터 )신태양=히노마루(日の丸), 일편단심=고바타(小旗), 한보람=미미하라하나가사耳原花笠 [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1972년 서울농대는 전국적으로 자라는 재래종(?) 중에서 단심선(욱광)이 선명하고 긴 반겹꽃 ‘한보람’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한보람’ 역시 유달영 교수팀이 1960년대 일본 오사카식물원으로부터 도입한 미미하라하나가사(耳原花笠)다. ‘미미하라의 꽃삿갓’이라는 이름의 에도시대 초기 16세기부터 일본 오사카 사카이(界市) 지역의 신사제례에 쓰이는 사용했던 것이다. 1990년 한국무궁화연구회는 ‘한보람’이 ‘미미하라하나가사’와 같은 품종이다고 공식 확인했다.

◆구별불가 일장기와 욱일기

1. 한마음(모모조노=일장기)

1983년 서울 농대는 전국에 분포하는 재래종(?) 중 경기도 지역에서 채취했다며 ‘한마음’ 을 발표했다. 한마음 꽃은 서로 약간 겹치는 홑꽃형이고, 꽃중앙의 단심은 분명하나 크지 않고, 방사상으로 퍼진 단심선은 미약하다.

그런데 한마음은 강원대학교에서 1990년대 일본에서 도입한 백단심계 모모조노(挑園)와 실제 모습도 제원도 거의 같다. 모모조노 꽃 역시 한마음처럼 꽃잎이 서로 약간 겹치는 홑꽃이고, 꽃 중앙의 단심은 매우 붉고 강하며 꽃잎맥을 따라 방사상으로 퍼진 단심선은 미약하다. 한마음과 모모조노 둘다 영락없는 일장기 모습이다.

2. 화랑(다이센기온마모리=일장기)

1972년 서울 농대는 경기도 지역의 재래종(?) 무궁화에서 채취한 종자를 개량한 신품종, 화랑을 발표했다. 화랑의 품종명은 붉은 단심(일장)이 젊음이 넘치는 화랑도의 얼을 연상케 한다하여 설명을 덧붙였다.

화랑의 꽃은 수술의 일부가 속꽃잎으로 변한 반겹꽃(II-b형)이며, 꽃잎 수는 30개 미만이다. 꽃의 지름은 약 9cm 내외로 중형이다. 꽃 중앙의 단심은 짙은 적색이고, 꽃잎맥을 따라 방사상으로 퍼진 단심선은 길지 않다. 그런데 화랑은 1985년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가 일본 오사카시립대학 부속식물원으로부터 국내에 도입한 다이센기온마모리와 거의 불가능하다.

다이센기온마모리 역시 꽃은 수술의 일부가 속꽃잎으로 변한 반겹꽃(II-b형)으로, 꽃잎 수는 31개 내외이다. 꽃의 지름은 10cm 정도로 중형이다. 꽃중앙의 일장은 진한 홍색이나 단심선 욱광은 길지 않다. 다이센기온마모리는 매년 7월 17일 교토의 기온제(祇園祭)에 쓰이는 꽃부적으로 14세기 무로마치 시대부터 널리 식재되어왔다.

3. 한빛(소탄=욱일기)

(왼쪽) 한빛, 소탄(宗旦). [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1983년 서울 농대는 전국적으로 자라는 재래종(?) 중 육성 선발, ‘한국인의 마음의 빛’이란 뜻으로 한빛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한빛은 히노마루와 함께 일본의 대표 무궁화 품종 소탄(宗旦)과 구별이 어렵다. 한빛과 소탄은 꽃 중앙의 단심(일장)이 크고 진하며, 방사상으로 퍼진 단심선(욱광)이 ‘히노마루’보다 선명하고 길다. 소탄의 품종명은 일본 다도의 태두, 센소탄(千宗旦, 1578~ 1658)의 이름을 딴 것으로 전해진다. 소탄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애호한 무궁화 품종으로 1870년 최초 사용한 일본 군기의 욱일기의 원형이다.

4. 단심(시로소린=욱일기)

(왼쪽)단심, 시로쇼린(白小輪). [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서울농대가 한국의 재래종 무궁화로부터 1972년에 선발한 백단심계 품종이다. 꽃은 흰색으로 중간 정도의 폭(폭이 길이의 70~90%)을 가진 꽃잎이 서로 약간 겹치는 홑꽃(I-b형)이다. 꽃의 지름은 약 7.9cm 내외로 중소형이다. 꽃 중앙부 단심의 지름은 약 0.9cm로 짧다. 7월 중순경부터 10월 중순경까지 꽃이 피는 중생종(中生種)이다.

그런데 단심은 1990년대 초 강원대학교가 일본 현지에서 도입한 시로쇼린과 구별 불가하다. 시로쇼린은 역시 꽃은 중간 정도의 폭(폭이 길이의 70~90%)을 가진 꽃잎이 서로 약간 겹치는 홑꽃(I-b형)이고, 꽃잎은 완전히 피지 않으며 약간 안쪽을 향해 핀다. 꽃의 지름은 약 7.4cm 내외로 중소형이다. 7월 15일경에 꽃이 피기 시작하는 중생종(中生種)이다. 단심과 시로소린은 꽃 중앙의 일장이 약하고 방사상으로 퍼진 욱광이 분명하여 욱일기와 꼭 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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