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 칼럼] 일제 '애국가' 접고 새 '國歌' 가사 · 음악 경연대회 열자

2019-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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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독·불등 10개 국가의 국가(國歌) 교체 횟수 평균 3.3회

멕시코 國歌 165년 장수 비결…‘국민에 의하여’ 가사·곡조 선정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흔히들 작사자 작곡자 둘 다 종일매국노인 ‘애국가’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애국가를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고 통일후에나 검토하자고 한다. 그리고 덧붙여 미국 등 세계 어느 나라가 국가를 바꾸냐며 애국가란 그리 쉽게 바꾸는 게 아니라고 점잖게 충고들 하는데... 그러나 이는 사실과 거리가 안드로메다만큼 멀고도 먼 상식의 오류다.

사실은 이렇다. <라 마르세예즈>는 프랑스의 8번째 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성조기)>은 미국의 3번째 국가 등 세계 다수 나라들은 평균 40~50년에 한 번씩 국가를 바꿔 왔다.

필자가 유엔회원국 193개국의 국가를 비롯 타이완, 코소보, 北사이프러스, 서부 사하라 등 유엔 비회원국과 국제미승인국, 심지어 이미 망해 없어진 만주괴뢰국의 국가 '만주 건국가' 포함 총 210개 국가를 수차례 전수 분석한 결과 국가를 바꾼 경력이 있는 나라가 다수를 차지했다. 미국·중국·프랑스독일 등 10개국의 국가 평균 교체 횟수는 3.3회, 평균 교체 주기는 48.6년이었고, 국가를 단 한 번도 바꾸지 않은 나라가 오히려 소수였다.

주요 20개국(G20)의 예를 보더라도 국가를 전혀 바꾸지 않은 나라는 한국(윤치호 작사, 안익태 작곡, 둘 다 매국노)과 일본(천황찬양 고대일본 시가), 인도(세계적 시인 타고르 작사 작곡), 멕시코(‘국민에 의하여’ 작사 작곡) 네 나라뿐이다.

세계 다수 나라는 국가를 프랑스·미국처럼 수 차례 전면 교체했든지, 독일·오스트리아처럼 전면 교체도 하고, 일부만 바꿔왔든지, 몽골처럼 전면 교체는 하지 않되, 일부 가사와 곡조를 바꿔왔다. 그리고 극히 희소한 사례이지만 전국민을 상대로 가사와 음악 경연대회를 통한 방식, 즉 ‘국민에 의하여’ 국가를 제정, 그것을 계속 유지해온 '멕시코 모델'이 있다. 

[자료=강효백 교수 제공]


◆ 프랑스·미국 모델(전면 교체형)

1. 프랑스 국가 : 평균 교체주기 54년
① 〈앙리 4세 만세〉(1590~1789) 왕실 국가 : 〈하느님, 왕을 지켜 주소서〉(~1789)
② 프랑스 제1공화국 시대〈라 마르세예즈〉(1795~1799)
③ 프랑스 제1제국 시대〈출발의 노래〉(1799~1815)
④ 왕정복고 시대국가 : 〈프랑스 왕자들이 파리로 돌아오다〉(1815~1830) 왕실 국가 : 〈왕가의 품만큼 좋은 곳은 없다네〉(1815~1830)
⑤ 루이 필리프 시대〈파리의 노래〉(1830~1848)
⑥ 프랑스 제2공화국 시대〈지롱드당의 노래〉(1848~1852)
⑦ 프랑스 제2제국 시대〈시리아로 출발하라〉(1852~1870)
⑧ 프랑스 공화국〈라 마르세예즈〉(1870~현재)

2. 미국 국가 : 평균 교체주기 93년
① 〈신이여 폐하를 지켜주소서〉(1725~1776)
②〈컬럼비아 만세〉(1798~1931)
③ 〈별이 빛나는 깃발>(1931~현재)

3. 이탈리아 국가: 평균 교체주기 53년
①<왕의행진〉(1861~1922)
② 〈젊음〉(1922~1943)
③〈마멜리의 찬가〉(1946~현재)

4.중화인민공화국 국가: 평균 교체주기 23년
①〈의용군 행진곡〉(1949~1966)
②〈동방홍〉(1966~1978)
③〈의용군 행진곡〉(1978~현재)

5.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국가 : 평균 교체주기 67년
①〈하느님, 우리 폐하를 지켜주소서〉(1752~1934)
②〈남아프리카의 외침〉(1934~1994)
③〈주여, 아프리카를 구원하소서〉(1994~1997)
④〈남아프리카의 찬가〉(1997~현재)

6.루마니아 국가 : 평균 교체주기 22년
①〈전승행진곡〉(1866~1881)
②〈왕의 노래〉(1881~1947)
③〈부서진 쇠사슬〉(1947~1953)
④〈우리는 찬미하리, 루마니아여〉(1953~1977)
⑤ 〈삼색기〉(1977~1990)
⑥〈깨어나라, 루마니아인이여!〉(1990~현재)

7.오스트레일리아 국가: 평균 교체주기 60년
①<신이여 우리를 구하소서>(1901~1984)
②<전진하라 아름다운 오스트레일리아>(1984~현재)

◆ 독일·오스트리아 모델(전면 교체, 국가 부분 사용, 수정 병합형)

1. 독일 국가 : 평균 교체주기 55년
① 〈황제 찬가〉(1797~1841) 요제프 하이든 작곡, 레오폴드 하스카 작사
② <독일인의 노래>(1841~1932) 요제프 하이든 작곡, 호프만 필러슬레벤 작사
③ <독일인의 노래> 나치 독일 게르만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1절만 국가로 사용(1932~1945)
④ 〈독일인의 노래〉 게르만 민족주의 색체 강한 1~2절 빼고 3절만 국가로 사용(1952~현재)

2.오스트리아 국가: 평균 교체주기 36년
① 〈황제 찬가〉(1797~1841)요제프 하이든 작곡, 레오폴드 하스카 작사
② 《독일 - 오스트리아, 아름다운 나라여!》(1920~1929) 카를 레너 작사, 빌헬름 키엔츨 작곡.
③ <황제 찬가>(1929~1938) 가사만 바꾸고 다시 채택 나치 독일에 병합될 때까지 사용.
④ <독일인의 노래> (1938~1945), 나치 독일에 합병
⑤ <산의 나라, 강의 나라>(1946~2012) 오스트리아의 긍지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작곡, 오스트리아 민족시인 파울라 폰 프레라도비치 작사
⑥ 2012년 1월 1일 가사의 일부를 개정.

◆ 몽골 모델(기존 국가 수시 개정형)
몽골의 국가는 1950년 제정돼 1961년, 1991년, 2006년 세 차례에 걸쳐 개정됐다. 1991년에는 '1950년판' 국가에 있던 가사에서 블라디미르 레닌, 이오시프 스탈린, 담딩 수흐바타르, 허를러깅 처이발상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긴 가사를 삭제했다. 이어 2006년 7월 6일엔 몽골 의회에 의해 칭기즈칸을 기념하는 내용이 담긴 가사로 수정했다. 몽골은 1950년부터 2019년까지 약 70년간 23년 만에 한 번씩 국가 가사를 수정해왔다.

◆멕시코 모델- ‘국민에 의하여’ 선정, 165세 최장수를 누리는 국가

1853년 11월 12일, 안토니오 로페스 제8대 멕시코 공화국 대통령은 국가를 제정하기 위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가사경연대회(Lyrics competition)'를 개최했다. 그 결과, 유명한 시인 프란시스코 곤살레스 보카네그의 시 '조국에 평화를‘ 가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이듬해 1854년 2월 3일 시상식을 주최하면서 ‘조국에 평화를’ 가사에 걸맞은 곡조를 선정하기 위한 '음악 경연대회(Music competition)' 개최를 선포했다.

치열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그해 8월 12일 스페인 출신의 작곡자 하이메 누노 로카의 <하느님과 자유>곡이 최종 선정됐다. 결국 국민에 의한 최고의 가사, 최고의 곡조, 멕시코 국가 <조국에 평화를>은 1854년 9월 6일 처음 국가로 연주됐다. 비공식 국가로 연주되어 오다가 1943년 법정 멕시코 국가(<멕시코 국군 국기 국가법>제 4조 명기)로 채택되어 지금에 이른다.

멕시코 국가 자체는 국체와 정체가 몇 번씩 바뀌는 혼란을 거듭했지만 멕시코 국가 <조국에 평화를>은 19세기 1854년에 국민에 의해 탄생한 때부터 2019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3세기에 걸쳐 단 한 군데도 변함없이 한결같은 165세의 장수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국민에 의하여’ 탄생한 ‘국가’는 생명이 오래가는 법이다.

◆ 진짜 대한민국 國歌 제정 위한 가사·곡조 경연대회 개최하라

멕시코를 제외한 프랑스·미국·이탈리아·루마니아·중국·남아공·호주·독일·오스트리아·몽골 10개국의 국가 평균 수명은 48.6세에 불과하다. 작사자와 작곡자, 가사와 곡의 종일매국성을 따지기 전에 우리나라 애국가는 너무 늙고 낡았다.

일제의 보호국 시대 1907년 종일매국노 윤치호가 지은 가사에다 일제의 식민지 시대 1935년 종일매국노 안익태가 곡조를 단 현행 애국가는 무려 103세라는 지나친 장수를 누리고 있다.

우리 대한국민은 더 이상 일본 찬양가이자 국토참절가 애국가를 듣고 부르며 살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하루빨리 가사도 곡도 작사자도 작곡자도 엉망인 '가짜 애국가'를 없애라.  위의 멕시코의 가사와 곡조 경연대회를 통한 국가 제정 방식을 벤치마킹해 국민의 뜻과 지혜를 모은 대한민국 최초의 공식 국가 제정을 선포하라. 올 개천절엔 '일본애국가'가 아닌 '한국국가'를 부르게 해 새로운 100년 대한민국의 하늘을 열자!!
 

[자료=강효백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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