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강성노조 결국 구조조정 불씨...제3노조 설립되나

2019-08-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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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잃은 파업 구조조정 원인돼...조합원 불만 폭증

-노조 이번에도 강경 투쟁 예고 "인력 구조조정 반대"

르노삼성자동차의 제3노동조합 설립이 구체화되면서 노조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전면 파업 등 강경 투쟁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방안이 논의되자,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폭증한 결과다.

구조조정이 추진되는 부산공장 생산량 감소의 원인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일본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로그'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서다. 앞서 르노 본사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로그 물량을 부산공장에 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강경 투쟁을 거듭했다. 노조의 강경 행동이 결국 구조조정의 원인이 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26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에 불만을 제기한 일부 직원들이 제3노조를 설립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노조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르노삼성 지회 등 두 개의 노조가 활동 중이고, 다수 노조인 기업노조가 사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공장 구조조정은 지난 3월부터 예견됐다. 부산공장의 생산량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로그의 물량은 지난 3월 연 10만대에서 6만 대로 줄었다. 노조가 파업을 거듭하면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르노 본사는 "노사 관계가 안정돼야 물량을 배정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당장 다음달부터는 로그 물량 배정 기간이 끝난다. 10월에는 공장 물량이 대폭 줄게 돼 인력조정이 불가피하다. 또한 내년 초 판매에 들어가는 신차 XM3의 물량 확보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르노삼성은 XM3 유럽 수출물량을 부산공장에 배정받아 닛산 로그 공백을 최대한 메운다는 계획이었다.

르노삼성은 지난 21일 노조를 만나 이 같은 구조조정 계획을 논의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부산공장 생산 추세로는 2교대 60UPH에서 향후 45UPH로 조정 운영이 필요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럴 경우 일부 인력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체적인 인원규모 및 방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회사는 노조와 향후 생산인력 운영방안에 대해 시기와 방안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강경 투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지난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회사의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며 "고강도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투쟁에 대해서도 '명분이 없다'는 조합원들의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에도 조합원들은 노조 집행부의 전면 파업 선언을 거부했다. 또한 11개월만에 임금 및 단체 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전면 파업을 선언한다는 점도 조합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 간부의 조합비 횡령 사건이 터졌고, 파업 참여도에 따라 격려금을 차등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조합원들의 신뢰를 잃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참여도에 따라 격려금을 차등 지급해야한다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집행부 내부에서도 조합원 이탈을 염려하기 때문"이라며 "강경 투쟁을 한다해도 이미 동력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사진 = 아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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