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하이엔드 모델 중심으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이하 LGD)의 전장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LG그룹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저가 수주 경쟁으로 치열했던 전장사업의 돌파구를 '프리미엄 전략'으로 삼고 부품 공급에 박차를 가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에 LGD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 LGD의 디지털 클러스터 스크린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30인치에 달하는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는 벤츠 E클래스 등 고급 모델에 적용된 바 있다. 12.3인치의 클러스터(계기판)와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을 길게 이어 붙인 일체형이다. LGD는 터치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인터치(in-TOUCH) 기술 적용도 확대했다. 자동차용 패널은 시인성(눈에 띄는 정도)과 내구성 면에서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모바일용 제품보다 어려운 기술이 적용된다.
AVN 시스템 내부에는 LG전자의 '6세대 고급형 AVN 플랫폼'이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AVN의 경우 현대모비스 제품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마지막에 LG로 전환된 것"이라며 "기술력뿐만 아닌 가격 경쟁력에서도 LG전자가 앞섰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동안 저가 수주를 강점으로 내세웠던 LG는 전장업계에서 몸집을 불리며 현대모비스와 경쟁하고 있다.
LGD는 최근 차량 패널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일본 업체를 제치고 출하량 1위에 올랐다. 이로써 LGD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선두를 차지하게 됐다. 향후 현대차와도 하이엔드급 모델을 중심으로 부품 공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한 고급형 AI인포테이먼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LGD는 차량의 굴곡까지 적용가능한 플라스틱(P) OLED 생산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함께 차량용 패널을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도 내년에는 차량의 한 면을 전체 스크린으로 적용할 수 있는 대형 패널을 양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