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평균 청약 경쟁률 84대 1, 올해는 0.12대 1."
지난 2017년 분양 흥행 지역 중 하나였던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이하 고덕신도시)'가 2년 만에 분양 참패가 이어지며 주택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경기도시공사는 지난 2008년부터 경기 평택시 고덕면 일원 1342만㎡ 부지에 약 6만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신도시인 고덕신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고덕신도시는 오는 2025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개발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분양을 마친 1단계 시범 아파트 단지는 올해 6월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2021년 입주를 목표로 한 2단계 단지는 올해 상반기 분양에 들어갔다.
2017년만 해도 고덕신도시 분양시장의 열풍은 대단했다. 하지만 올해는 흥행은 커녕 미분양 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시 일대에서 처음 분양 테이프를 끊은 '고덕파라곤'은 평균 경쟁률 49대 1로 청약 흥행을 예고했고, 이후 '제일풍경채 센트럴'은 무려 84대 1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나타냈다. 임대 아파트가 포함된 '고덕신도시 자연&자이' 역시 28.8대 1을 기록했다.
일대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들 단지는 공급 과잉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평택에서 유일하게 분양권 웃돈이 붙었다. 이 정도면 성공 사례에 속한다"고 말했다.
반면 고덕파라곤의 후속 단지로 주목받으며 2단계 첫 분양에 나선 '고덕파라곤 2차'는 올해 5월 청약 평균 경쟁률이 1.06대 1에 불과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7월 '고덕리슈빌 파크뷰'는 총 728가구 모집에 136가구만이 청약에 나서며 평균 경쟁률 0.12대 1에 머물렀다.
현지 관계자들은 불과 2년 만에 분양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된 이유에 대해 정부의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 및 높아진 분양가를 꼽았다.
C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분양분부터는 3년 간 전매가 제한돼 투자자가 몰릴 수 없다.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투자수요가 급감했음을 인정했다.
높아진 분양가 역시 청약 미달에 한몫 했다. S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공급된 단지들의 분양가가 너무 높아 청약 성적도 더욱 안 좋았다"며 "2년 전 청약 흥행 분위기에 올해도 막연히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3일 모델하우스가 열린 호반건설의 '호반써밋 고덕신도시'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이 단지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3일간 약 1만명이 방문했다. 분양가는 3.3㎡당 1310만원에 책정됐다.
이 단지는 오는 2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8일 1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호반써밋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상담 대기 방문객이 있을 정도로 예상했던 것보다는 사람이 몰렸다. 앞선 단지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반응은 좋은 편"이라며 "학군 및 직장 수요가 접근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고, 다양한 면적대로 구성돼 있어 수요층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이 단지의 청약 성적이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C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 물량의 50%만 채워도 성공"이라며 "설령 1대 1 경쟁률이 나온다고 해도 실제 계약률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M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의 청약 흥행 여부는 결국 분양가에서 갈릴 것"이라며 "2년 전과 비슷한 3억원 후반에서 4억원대(3.3㎡당 1100만원선)에 나왔다면 흥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낮은 분양가 책정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H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지 때문에 올해 분양분 중에서 토지 매입비가 가장 높다"라며 "(호반 측이) 가격을 낮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호반써밋은) 신도시에 위치해 다른 평택 지역보다는 청약 수요가 뒷받침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분양가 상한제로 청약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청약 성공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