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 연장 시한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따라 한일 갈등을 해소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는 국가 간 군사 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이다. 규정에 따라 국가 간 정보 제공 방법과 정보 보호·이용 방법 등을 공유한다. 한국과 일본은 2016년 11월 23일 지소미아를 체결했다. 유효기간은 1년으로, 한 쪽에서 별도의 종료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자동 연장된다. 현재 지소미아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은 오는 24일이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일본 정부는 여전히 한일 갈등의 책임을 한국에 전가하는 모양새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1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을 조속하게 시정해달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한국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아서 입장차만 확인했다는 것이다.
현지 정치계 일각에서는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카타니 겐 전 일본 방위상은 21일 밤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소미아는 본래 군사정보의 민감한 암호화나 작전 등을 외부에 누설하지 않는 소중한 정보로서, 상호 국가 간 매우 메리트(이점)가 있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한국이 (지소미아를) 파기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쿠쇼쿠대학 대학원의 다케사다 히데시 객원교수는 "지소미아를 파기한다는 것은 한미 동맹을 손상시킬 수 있는 만큼 파기를 요구하는 한국 내 여론 사이에서 청와대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양국의 입장차를 재확인한 만큼 곧바로 갈등을 타개할 수는 없다고 보면서도, 양국 간 대화의 필요성을 확인한 만큼 한·일 외무장관 회담을 거듭하는 등 대화 창구를 열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르면 22일(오늘) 안에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지소미아 유지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정보 교류를 당분간 제한하는 '조건부 연장'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소미아를 파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경제 제재를 단행하자 한국 정부는 8월 24일까지 연장 여부가 결정돼야 하는 지소미아와 관련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