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은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 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잭슨홀 미팅은 전 세계 40여개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참석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가늠자로 통한다. 올해는 22일부터 사흘간 '통화정책의 도전(Challenges for Monetary Policy)'을 주제로 열린다.
실제로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위기 모드로 맞춰 놓은 통화정책을 채 정상화하기도 전에 다시 불거진 경기침체 신호에 부양 기조로 돌아선 게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금리인하를 단행한 파월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또다시 완화 신호를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을 비롯한 침체 신호가 뚜렷해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완화 압력도 거세지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최소 1% 포인트 이상 금리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의 경제 브레인인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내에 최소 0.75% 포인트 또는 1% 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기준금리는 2.00~2.25%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8일 현재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출 가능성을 79%, 0.50% 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21% 수준으로 평가했다.
미국 금융컨설팅 기업인 MF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슈아 샤피로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0.50% 포인트까지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언 스위트 무디스애널리틱스 통화정책연구소장은 "앞으로 나오는 경제지표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폭을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 상태로는 0.25% 포인트 인하를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매판매를 비롯한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등 금리인하 폭을 확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한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연준을 비난하는 것이 유일한 계획으로 보인다"며 "작년 연준이 단기간에 금리를 인상한 것은 잘못된 것이 분명하지만, 연준의 실수는 본질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과도하게 신뢰했다는 점"이라며 미·중 무역전쟁 등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