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재팬 관광 특수, 내수로 돌아설까

2019-08-08 14:43
  • 글자크기 설정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 4명 중 1명은 일본행

썸 페스티벌 등 관광특수 노리지만, 베트남 여행수요로 대체 우려

일본의 이율배반적 경제보복에 'NO 재팬' 불매운동이 관광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당장 일본행 항공 여객편이 줄어들면서 국내 관광업계는 휴가철을 맞은 여행객들이 국내 여행지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눈치다.

다만, 일본 여행의 대체지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 선호되는 상황에서 일본 여행을 외면한 수요가 얼마나 국내로 흡수될 지는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도 우선적으로 내수 기반을 다지는 차원에서 국내 관광지를 활성화하고 해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8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했으며 아시아나 항공은 오는 23일부터 부산-오키나와 노선 운항을 하지 않는다. 6개 저비용 항공사 가운데 제주항공이 13개 노선, 티웨이항공이 11개 노선, 이스타항공이 6개에 달하는 일본 노선을 없앤다.

사실상 우리나라 국민의 일본행 수요가 사라지면서 항공사 역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인천에서 일본으로 가는 여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6.9%나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중국이나 동남아로 가는 여객수는 10% 가량 증가했다.
 

지난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한 항공사 수속 카운터가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뱃길도 '보이콧 재팬'이 현실화됐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따르면, 지난 1~24일 출국자 수는 2만8557명으로 3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7% 정도 줄었다. 최근 3년동안 2016년 4만5378명, 2017년 4만5184명, 2018년 4만924명 등으로 같은 기간에 4만명대를 기록했던 여객선 수요가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한국관광공사 빅데이터센터 자료를 보더라도 그동안 해외 출국 내국인 관광객 4명 가운데 1명은 일본으로 떠났다. 실제 지난해만 보더라도 해외 관광객 2869만5983명 가운데 753만8952명(26.3%)이 일본으로 입국할 정도다.

일본 관광 수요가 급감하자, 국내 관광업계는 해당 관광객들이 국내 여행지로 발길을 돌리기를 기다릴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해외 수요를 국내 관광지가 대체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중국 또는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향하는 발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베트남으로 떠나는 관광객은 전년 대비 2015년 38.3%, 2016년 34%, 2017년 56.4%, 2018년 42.2% 등으로 급증한 상황이다. 

해외관광을 선호하는 김서영(서울·34)씨는 "일본의 대도시 여행 수요 이외에도 휴양 차원의 여행도 많아 이를 대체할 만한 곳이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동남아 지역이 선호되는 편"이라며 "특히 휴가를 길게 낼 경우, 국내 여행보다는 해외 여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해외관광 수요를 국내로 유치하기 위한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관광업계에서도 다양한 지역 축제는 외지인보다는 현지인들만의 잔치에 불과하고, 그동안 지자체들이 외국인 여행객 유치에 팔을 걷다보니 내국인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휴가철 국내 관광지의 바가지 요금 역시 내국인의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같은 불만 속에 정부도 방안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섬의 날을 맞아 8~10일 대한민국 썸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을 뿐더러 오는 10월에는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해양관광 거점 조성 세부 계획도 내놓을 예정"이라며 "하반기에 한국 전통문화를 활용한 관광콘텐츠 확충을 위해 궁전 개방을 진행하고 산악관광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산림휴양관광 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