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모레퍼시픽, 결국 ‘쿠팡’서 빠졌다

2019-08-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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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판 카운셀러들 “할인판매로 경쟁력 저하” 지적에 공식입점 철회

아모레, 오프라인 매장 실적악화 주원인…유통채널 다양화 고민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기업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이 이커머스 대표 업체인 쿠팡 입점을 공식 철회했다. 지난 5월 1일 쿠팡에 설화수 등 아모레의 주력 제품을 공식 판매한 지 딱 두 달 만이다.

아모레는 4일 본지 취재 결과 “방문판매 카운슬러들과의 상생을 위해 지난달부터 쿠팡에 제품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아모레가 언론을 통해 쿠팡 입점 철회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 기사 8면>

현재 쿠팡에서 판매 중인 일부 아모레 본사 제품은 사전 직매입해 놓은 재고이거나 개인사업자들이 개별로 떼다 파는 제품으로, 본사가 납품한 제품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가 쿠팡 입점을 철회한 배경은 자사 방문판매(방판) 카운슬러 등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당초 아모레 본사는 온라인상에서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할인 경쟁을 예방하려는 취지에서 쿠팡에 입점했다.

하지만 쿠팡 측이 정가보다 30%나 싸게 판매하자, 아모레는 결국 화장품 제품에 한해 쿠팡 입점을 철회했다. 
 
 

쿠팡에 판매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주력 제품 ‘설화수’. [사진=쿠팡 캡처]

쿠팡이 밝힌 아모레의 공식 할인율은 5~10% 수준이나, 쿠팡의 자체 기획 쿠폰까지 더하면 실제 구매가는 정가 대비 30% 정도 싸다. 이에 고객에게 샘플과 경품을 자비로 제공하며 정가판매해온 방판 카운슬러들은 “판매 경쟁력이 저하된다”고 아모레 본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아모레 본사는 쿠팡 입점을 철회하며 한 발 물러섰지만, 소비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재편되면서 고심이 깊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유통채널과 수시로 갈등을 빚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아모레 편집숍 아리따움 가맹점주의 집회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아모레가 온라인 직영몰과 오픈마켓 입점 등 새로운 수익을 독점하고 가맹점주의 영업 지역을 사실상 침해하고 있다”며 수익을 배분하는 이익공유 확대를 요구했다.

문제는 오프라인 매장이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아모레로선 온라인을 마냥 안 할 수도 없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2분기 매출 1조5689억원, 영업이익 110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증가, 영업이익은 35.2% 줄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는 온라인에 맞서기 위해 아리따움 매장도 리뉴얼했지만 아리따움이 20% 역신장하며 아모레는 40% 가까이 영업이익 손실을 냈다. 이니스프리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고, 에뛰드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비하고 있다”면서 “업체로선 유통채널 효율성을 위해 온라인을 챙기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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