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자강自强’으로 ‘극일克日해야

2019-08-04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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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원통한지고, 아! 분한지고. 우리 2천만 동포여, 노예된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기자 이래 4천년 국민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1905년 11월 20일자 ‘황성신문’ 사설란에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라는 제목의 논설이 실렸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조약이 강제로 체결되자 위암 장지연 선생은 이 논설을 통해 국권침탈의 조약을 폭로하고, 일제의 침략과 을사5적을 규탄하며 ‘목 놓아 통곡’했다.

이후 장지연 선생은 ‘대한자강회월보’·‘조양보’ 등에 전 국민이 각성해서 실력을 배양해 구국운동에 나설 것을 호소하는 논설을 다수 발표했다.

1907년 1월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나자, 그는 신문과 잡지 등에 논설을 게재해 전 국민이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주진 정치부장]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19년 7월, 일본은 또다시 한국을 침략했다. 자국을 바짝 뒤쫓으며 위협하는 한국의 경제생태계를 말려 죽이겠다는 것이다.

일본 아베 정권은 일제강점기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사죄는커녕 오히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빌미로 치졸한 경제보복에 나섰다. 일본이 2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키로 결정한 것은 한국을 굴복시키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의 경제침략에 일본을 규탄하는 시위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국내는 물론 해외 동포사회에도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초기 '유니클로', '아사히' 등 일부 일본 대표 제품에만 집중됐던 불매운동은 이번 백색국가 배제를 기점으로 패션, 뷰티, 식음료, 의약품, 낚시용품, 여행, 자동차, 가전제품 등으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나 시민단체가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반일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1919년 3·1 만세 운동은 일본에 무참히 좌절됐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의 일본 경제 침략에는 경제 독립운동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초 일본에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냉소적인 시선으로 한국의 불매운동을 바라봤다. 하지만 한 달을 넘어 장기화 조짐까지 보이자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한국관광객 급감으로 일본 소도시들이 잇달아 타격을 입기 시작했고, 일본산 자동차와 소비재들의 매출은 급전직하하고 있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은 우리 스스로 힘을 키우는 일, 즉 자강(自强)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일본에서 벗어나 독립하자’,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참고 이기자’는 국민적 공감대도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다.

우리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꼭 보여줘야 한다. 이 전쟁에서 지면 우리의 대일 경제 종속은 더욱 심화되고 영속화된다.

위기는 ‘위대한 기회’의 줄임말이다.

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일본이 오히려 국제사회에 고립되는 ‘외로운 섬’이 될 것이고, 한국과 중국의 대체품으로 인해 일본의 첨단기업이 막대한 손해를 입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한다는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과거사 반성 없는 양국 관계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도전에 굴복하면 역사는 또다시 반복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는다”며 이렇게 밝혔다.

적당히 타협해 상처를 봉합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고, 곪은 상처는 과감히 도려내야 새 살이 돋는다. 이제는 자강의 길로 담대하게 나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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