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수출규제 조치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추구하는 대화와 협의의 전통에 역행하고 협력 정신을 훼손한다며, 관련 조치를 조속히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6차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ARF는 역내 정치·안보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1994년 출범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안보 협의체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27개 회원국이 참여한다.
ARF에 참석한 다수 장관은 한반도 정세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언급했으며 남중국해 문제, 미얀마 라카인주(州) 폭력 사태, 테러·폭력적 극단주의, 사이버 안보, 보호무역주의 갈등에 따른 안보위협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강 장관은 또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규칙에 기반을 둔(rules-based) 해양 질서와 비군사화 공약(non-militarization commitments)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해당 수역의 평화와 안전 및 관련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보장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과 아세안이 협의 중인 남중국해 행동규칙(Code of Conduct)이 국제법에 합치하고 모든 국가의 권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체결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돈 쁘라맛위나이 태국 외교장관과의 양자회담에서도 일본 각의가 전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한 것은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수출규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이런 조치는 역내 공동번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태국 측의 지속적인 관심과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돈 장관은 자유롭고 투명한 무역질서를 존중하며 이를 통한 공동 번영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