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증시는 미·중 통상갈등이 격화하고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한·일 경제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시장에 냉매로 작용했다.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지수는 한 주 동안 3.1% 주저앉았다. 주간 기준으로는 세계적인 경기둔화 우려가 시장을 강타했던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주 중국 상하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했지만 뾰족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1일부터 연간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은 무역전쟁 공포에 휩싸였다. 중국도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강경하게 맞섰다.
8월에는 양국이 실무협상만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경우 증시에 계속해서 불안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의 잇딴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한·일 갈등도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 정책위원들의 입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는 6일에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7일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가 각각 공개 발언에 나선다.
연준은 지난달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추가 금리인하를 약속하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가 장기 금리인하 주기의 시작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향후 정책방향에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기대하던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시장은 다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파월 의장이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한 미·중 무역전쟁이 새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또 미국 7월 비농업부문 고용건수는 16만4000건을 기록, 월가 전망치를 밑돌고 직전월에 비해서도 4만 건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ME그룹의 페드(Fed)워치에 따르면 2일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다음(9월 17~18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100% 확신하고 있다. 하루 전만 해도 금리동결 가능성을 15%로,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85%로 봤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월드디즈니, 비아컴, CBS, 트립어드바이저 등 S&P500 편입기업 중 62개 기업이 2분기(4~6월) 실적을 내놓는다.
한편 미국 밖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인도가 이번 주 각각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6월과 7월 두달 연속 금리인하에 나선 호주는 이번 달 금리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뉴질랜드는 0.25%포인트 금리인하가 예상된다. 인도는 올해 0.7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만큼 이번 달 정책을 두고는 동결과 0.25%포인트 추가 인하 사이에서 전망이 엇갈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9일에는 일본과 영국의 2분기 GDP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