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측은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한·일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한국이 나쁘다고 생각해 왔지만, 만일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이 제외된다면 그 생각은 ‘일본이 나쁘다’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들어 한·일 관계 중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앞서 지난달 30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방문하는 태국 방콕에서 한국과 일본 외교장관을 따로 만나 한·일 관계의 진전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은 본래 한·일 갈등에 대해 관망하는 태도였다. 그러나 최근 이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은 한·일 갈등이 중국과 러시아에 유리하게 적용돼 미국 안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아사히 신문은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 간 연합훈련 과정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일 갈등 격화를 틈타 중국과 러시아가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이 같은 사태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안보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유야 어찌됐건, 미국의 태도 변화는 한국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이 중재에 나선 상황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강행하면, 스스로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한 '대항조치'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