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골프 간판 렉시 톰슨이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엔 메이저 대회를 앞둔 동료 선수들에게 제대로 민폐를 끼쳤다. 이 정도면 동반 라운드를 꺼리고 싶은 ‘민폐 골퍼’로 낙인이 찍힐 정도다.
30일(한국시간)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앞두고 무려 38명의 선수들이 골프백이 없어 월요일 연습라운드를 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상당수 선수들은 클럽이 든 골프백 등 장비들을 밴 한 대를 빌려 다 같이 실어 보냈다. 항공편에 짐을 싣고 찾는 시간을 줄여 곧바로 연습라운드에 나가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수송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
톰슨이 화근이었다. 톰슨이 골프백에 넣어둔 여권을 챙기지 못한 것. 발을 동동 구르던 톰슨이 택한 해결책은 밴을 세우는 것이었다. 톰슨 측은 밴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캐디가 택시를 타고 갈 때까지 그 자리에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이미 출발한 지 2시간이 지난 밴 기사는 급박한 상황에 톰슨 측의 부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톰슨은 여권을 받아 무사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수송 일정이 꼬였다. 톰슨의 캐디를 기다리느라 3시간 이상이 지체된 탓에 예정된 배 시간을 놓쳤다. 겨우 다음 배를 타고 갔으나 월요일 아침 교통체증에 갇혀 버렸다. 결국 골프백이 선수들의 손에 도착하기까지 총 6시간이 늦어졌다. 빈손으로 마냥 클럽을 기다리던 선수들은 연습라운드 첫날 일정을 통째로 날렸다.
38명의 선수들 중에는 아리야 쭈타누깐(태국), 넬리 코다(미국),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라이언 오툴(미국) 등 우승 후보들도 수두룩했다.
하루 일정을 망쳐 잔뜩 화가 난 오툴은 “한 사람의 편의를 봐주려다 대회 출전선수의 3분의 1이 낭패를 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톰슨의 에이전트는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 줄은 몰랐다”며 “톰슨도 절대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톰슨은 이번 민폐 사건 외에도 늘 논란을 몰고 다니며 빈축을 사고 있다. 2017년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오소 플레이로 4벌타를 받은 사건은 유명하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됐다. 지난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톰슨은 대회 코스에 불만을 드러낸 뒤 “이틀 더 경기를 하지 않아도 돼 감사하다”고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해당 글을 삭제하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