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국제법 위반한 건 日...韓대법원, 반인도적 강제징용 지적"(종합)

2019-07-1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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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이 국제법 위반' 日주장 잘못…오히려 위반주체는 일본"

강제징용 관련 日 고노 외상 담화 반박…"대법원 판결 무시 못해"


청와대가 19일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다룰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에 응하지 않은 한국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성 담화는 잘못됐다며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가 국제법을 위반한다는 일본 측의 계속된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우리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이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 및 인권침해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판결을 내렸으며 민주국가로서 한국은 이러한 판결을 무시할 수도, 폐기할 수도 없다"고 피력했다.

앞서 고노 외무상은 이날 오전 남관표 주일대사를 초치해 한국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과 관련한 중재위 구성 요구에 한국이 불응한 데 대해 항의한 뒤 "한국 측에 의해 야기된 엄중한 한일관계 현황을 감안해 한국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고노 외상은 "한국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은 한일 우호협력 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으로 뒤집는 것으로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국은 거듭되는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차장은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 측과 외교채널을 통한 통상적인 협의를 지속해 왔다"며 "그런데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다 소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은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고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원칙, 그리고 자유무역 규범과 주요 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발언한 자유무역 원칙, 나아가 글로벌 밸류체인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오히려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주체는 일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근본적으로 지적할 점은 당초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바로 일본"이라며 "이런 점을 우리 대법원 판결이 지적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일본은 청구권협정 상 중재를 통한 문제해결을 지속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로서는 일 측이 설정한 자의적 일방적인 시한에 동의한 바가 없다"며 "일반적으로 두 국가가 중재 절차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자 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일부 승소, 일부 패소하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고 장기간 중재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양 국민 간 적대감이 커져 미래지향적인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차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강제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모든 건설적인 제안이 열려 있는 입장"이라며 "일 측에 제시한 대법원 판결 이행 문제의 원만한 해결 방안을 포함하여 양국 국민과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일 측과 함께 논의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측은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이의 근거로 당초 과거사 문제로 인한 신뢰 저해를 언급했다가 이후 수출 관리상의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했다고 했고, 오늘은 또 다시 강제징용 문제를 거론했다. 일 측의 입장이 과연 무엇인지 상당히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일 측은 부당한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고, 상황을 추가적으로 악화시키는 발언과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한편, 김 차장은 "남 대사는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위로의 말을 전했고, 고노 외상은 이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사진=아주경제 편집팀]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외교적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일 좋다. (법적 절차 등을 통한) 중재분쟁 해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악감정만 쌓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징용배상 문제와 관련해 제시한 1+1안을 일본이 거부했는데, 다른 안을 제시할 생각이 있나'라는 물음에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다. 일본의 안을 듣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처음에 제안한 '1+1안'이 있는데, 일본은 이에 대해 뭐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양 국가가 다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건설적 대화를 해야한다"고 재차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물론 양국의 국내적 정치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일본은 7월21일 참의원 선거가 있고, 우리도 나름의 국내적 상황이 있다"면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 국익에 제일 도움이 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맞다"고 피력했다.

다만 '참의원 선거 후에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장기전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자동 연장 문제를 이번 수출규제 사태와 연결시킬 수 있냐', '협정 파기 가능성이 검토된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아직 아무 결정도 내려진 적이 없다"면서도 "우리는 모든 옵션을 검토한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오늘 오전 이 협정과 수출규제 문제가 연계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지금 발언은 상황에 따라 협정 자동연장 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도 나왔으나, 이 관계자는 "알아서 해석하라"고 답했다.

또 '자동연장 외에 다른 옵션도 가능한가'라는 물음이 재차 나왔지만, 이에 대해 "모든 옵션이라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 협정을 통해 일본과 교환하는 정보를 객관적 관점에서 질적·양적으로 살펴볼 것이며, 이 협정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들여다 보겠다. 이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수출규제 조치와 관계없이 협정의 실익만 객관적으로 따져 자동연장외의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내달 초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외상이 만나는 방안에 대해서는 "좋은 아이디어"라면서 "자연스럽게 만나 대화가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김 차장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차장은)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 만나서 대화해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매우 건전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방한하는) 볼턴 보좌관은 정의용 안보실장과 대화할 것이고,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자신의 상대방과 다양한 이슈를 두고 얘기할 것"이라며 "다만 한미관계는 여러 이슈가 많다. 한일 간 경제보복 조치 프레임으로만 볼 수는 없고, 북핵 프레임만으로도 볼 수없다"고 말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 외무상(왼쪽)이 19일 일본 외무성에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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