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기존 대출 잔액 내에서 이날부터 시행되는 신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로 대환할 경우 강화된 부동산 대출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내야 할 중도상환수수료가 많지 않다면 중장기적으로 신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이자 부담이 덜할 수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16일부터 신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로 대환대출할 경우 현재의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대출을 다른 대출로 갈아타는 대환대출은 형식적으로 기존 대출 잔액을 상환하고 새 대출을 받는 것이어서 원래 신규대출로 간주된다. 새로운 대출이므로 대출 시점에 시행 중인 LTV, DTI, DSR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코픽스는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기준금리다. 은행이 가계와 기업으로부터 조달한 8개 금융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 두 종류가 있는데, 금융당국이 이중 잔액 기준 코픽스를 산출할 때 각종 저축성 예금과 정부·한국은행 차입금 등을 포함하게 했다.
이 덕에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산출 기준 변경으로 기존보다 금리가 0.25∼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 잔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대출상품의 금리도 그만큼 내려간다는 의미다. 그러나 부동산 대출규제가 이번에도 적용되면 대출 이용자가 이 같은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대출규제 리스크가 없어졌으나 중도상환수수료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부동산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는 최대 1.2%다. 통상 대출 시행일로부터 3년까지 수수료가 붙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받은 지 3년이 넘어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는다면 갈아타기는 것이 대부분 유리하다"며 "대출 후 3년 이내라도 중도상환수수료 수준이 낮다면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납부 절감액이 중도상환수수료보다 많을 수 있어 갈아타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