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연합뉴스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 총 10건을 분석한 결과 기간 중 일본에서 북한으로 대북제재 대상 사치품 상당량이 불법수출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담배, 화장품, 고급 승용차 등 북한 수뇌부와 고위층의 애호품이 다량으로 북한으로 흘러들어가 일본 수출통제의 허술함이 드러났다.
앞서 일본 후지TV는 우리나라에서 전략물자(불화수소 등) 불법수출 적발 건이 2015년부터 올 3월에 걸쳐 총 156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의 무허가 수출 적발 실적을 놓고 우리 수출통제 제도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원산지를 불문한 모든 사치품이 유엔 회원국의 영토·국민·국적선·항공기를 통해 북한에 제공되거나 판매·이전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특히 일본의 대북 사치품 수출은 2008∼2009년에 빈번했다. 품목별로는 벤츠와 렉서스 등 고급 승용차 18대, 담배 1만 개비 및 사케(일본술) 12병, 다량의 화장품, 중고 피아노 93대 등이다.
2010년 2월 14일과 4월 18일에는 화장품을 비롯한 2억4400만엔(약 26억5000만원) 상당의 사치품이 일본 오사카에서 중국 다롄을 거쳐 북한으로 불법수출됐다.
또 2008년 11월부터 2009년 6월 사이에 노트북 698대를 포함해 총 7196대의 컴퓨터가 일본에서 북한으로 건너갔다. 전문가 패널은 2017년 4월 개설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니소'의 평양지점이 대북 사치품 수출 및 합작기업 설립 금지 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일본에서 수출한 화물의 최종 인수자를 허위로 기재하고, 중국에 있는 중개자를 내세운 뒤 자금세탁을 통해 추적을 회피하는 수법도 활용됐다.
패널들은 과거 북한과 거래한 일본 기업이나 재일동포가 연루된 점이 일본 내 제재 위반 사례에서 발견된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제재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북한과 교역이 많았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등 친북 세력이 있어 수출이 용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는 전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일부 자동차와 피아노가 일본에서 부산항 등을 경유해 북한에 수출됐다는 언급이 있지만, 직접 한국에서 수출한 사례는 보고서에 적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