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7일부터 13일까지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유럽 3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왕 위원은 순방기간 각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등 양국간 협력을 논의한다.
왕 위원의 동유럽 순방은 중국의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 우군을 확보하는 한편 새로 선출된 EU 지도부가 중국에 더 적대적인 정책을 취할 것에 대비해 동유럽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보도했다.
자오쥔제 중국사회과학원 중국·EU 관계 전문가는 "그 동안 동유럽 국가들은 독일 등 서유럽 국가로부터 소외돼 있었다"며 "왕 위원의 동유럽 순방은 중국이 유럽내 영향력 확대 발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폴란드·헝가리는 동유럽 주요국으로, 현재 중국은 이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EU 행정부 수반에 지명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의 경우, 이미 EU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이 EU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경고한 바 있다. 게다가 EU는 지난 3월 중순 문건을 발표해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 ‘체제 경쟁자’로 규정하며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인 바 있다.
룽징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EU 전문가도 왕 위원의 동유럽 순방은 중국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미국발 보호주의에 맞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는 우호적이고 협력적이며 개방적인 국제사회를 지지하는 중국의 외교전략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에 맞춰져 있다고도 진단했다.
중국은 그동안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유럽 내부를 파고들며 폴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체코 등 개별국과 10여개 무역·투자협의를 체결했다. 2011년엔 비EU 회원국을 포함한 중동부 유럽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인 '중국-중·동부유럽 정상회의(16+1)' 체제도 수립했다. 지난 4월 그리스도 여기에 합류하며 '17+1'로 확대됐다.
이를 두고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은 중국이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유럽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높여왔다. 이에 올 들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잇달아 유럽을 방문해 미국과 무역전쟁 속 유럽과 상호협력을 강조하는 데 주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