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 <25>​] ‘샐러리맨 신화’와 LG투수 한선태의 성공

2019-07-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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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웅진코웨이가 최근 다시 매물로 나왔지만,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샐러리맨 신화’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충남 공주시 유구읍에서 태어난 윤회장은 가난한 어린 시절과 방황하는 청년기를 보냈다. 27세에 우연히 들어간 브리태니커 한국지사에서 자신도 모르던 영업 재능을 발견, 영어로 된 백과사전을 전세계 54개국 세일즈맨중 최고 판매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윤회장은 1980년 작은 출판사 ‘웅진씽크빅’을 설립한 뒤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코리아나화장품으로 사업을 확장, 웅진을 재계 32위의 그룹사로 발전시켜 ‘샐러리맨 신화’를 구축했다.
윤회장은 우리나라 창업 부자 8위에 오르는 등 큰 성공을 이뤘다. 이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우리나라 경제 여건을 거뜬히 극복하고 젊은 창업가들에게 살아있는 희망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요즘 프로야구계에서는 ‘윤석금의 샐러리맨 신화’에 버금가는 성공 스토리가 탄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LG 트윈스의 사이드암스로 투수인 한선태(25). 그는 지난달 25일 잠실 SK전에서 3-7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안타, 사구 각 한 개)으로 1이닝을 막았다. 그는 이틀뒤 SK전에서도 4-7로 리드당한 9회초에 등판, 안타 하나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버텨 ‘비선수출신 최초의 1군 성공 신화’를 이어갔다.

중3때 처음 야구를 접한 한선태는 부천공고와 세종대에서 야구선수로 뛰었다. 그런데 왜 비선수 출신일까? 선수출신 여부는 아마추어시절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했느냐, 아니냐로 따진다. 부천공고는 야구부가 없어 특별활동으로 야구를 했고, 세종대 역시 대학야구연맹 소속이 아니어서 한선태는 ‘순수한 아마추어’ 신분인 ‘비선수’로 분류된다.

한선태가 꿈의 잠실 마운드에 우뚝 선것은 프로선수 유니폼을 입겠다는 그의 간절한 소망 덕분이었다. 2017년 독립야구단인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할 때만 해도 ‘선수 출신이 아니면 프로에 지명될수 없다’는 KBO(한국야구위원회)의 규약에 걸려 ‘죽었다 깨나’도 프로 입단을 할수 없었다.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KBO가 2018년 1월 30일 대승적 차원에서 ‘비선수 출신’에게도 문호개방을 했고, 한선태의 가능성을 눈여겨 봐왔던 LG는 그해 9월 5일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에서 한선태를 지명한 것.

비록 세경기 모두 지고 있는 부담없는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한선태는 2일 현재 3이닝 동안 무실점, 자책점은 0이다. 앞으로 그가 승리투수가 되는 등 기록을 낼때마다 야구 역사는 새로이 씌여진다. 한선태의 성공적인 1군 데뷔에 따라 임진형(25․성남 블루팬더스) 등 독립야구단의 유망주들이 프로 진출의 힘을 얻고 있다. 야구계의 ‘흙수저’인 비선수 출신들-. 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던져지고 있다.














아무리 불법으로 미국,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20년 넘게 도피생활을 했을까? 이미 보도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4남인 정한근씨(55) 이야기다. 해외 도피생활을 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창문밖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간이 철렁 내려 앉는다는데, 그는 21년간을 사시나무떨듯이 벌벌 떨면서 살아 왔다고 밝혔다. 

정한근씨는 1998년 회삿돈 322억원을 스위스은행 계좌 등으로 빼돌린 혐의(횡령)로 수사를 받다가 잠적했다. 그가 잠적을 하지 않고 횡령한 돈을 추징금 등으로 순순히 뱉어 냈다면 아마 아버지 정태수씨처럼 징역 3년 6개월 정도를 선고받았을 것이다. 그러면 37세에 출옥을 해 제2의 인생을 충분히 시작할수도 있었다. 이제 사법 절차를 거쳐 10년 이상의 옥살이를 한다면 65세가 넘어 사회에 다시 나온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정상적인 가정 생활과 학교 교육을 받았다면 수사를 받을 당시, 도피-잠적이 아닌 떳떳하게 죄의 댓가를 받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정태수 전 회장은 세무공무원과 이후 사업을 하면서 자식 교육에 신경 쓰지 못한 결과이다. 

이에 반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떠오르는 스타’ 손흥민(27·토트넘)은 아버지의 철저한 교육이 낳은 성공 케이스다. 그의 몸값은 최근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독일 축구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 마르크트는 지난 22일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축구선수 50명’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손흥민을 33위로 뽑으면서 시장가치(예상 이적료)가 8000만 유로(약 1052억원)나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흥민의 시장가치는 지난해 12월 6500만 유로(약 855억원)에서 6개월 만에 200억원 가까이 올랐다.

손흥민의 몸값이 폭등하면서 그를 가르친 아버지 손웅정(57) SON 축구아카데미 총감독의 교육 방식도 주목을 끌고 있다. 손씨는 지난 21일 방송 인터뷰에서 “의붓아버지 소리를 들을 정도로 흥민이한테 혹독하게 대했다”고 털어놨다.

손씨는 아들의 모교인 춘천 부안초등학교 운동장을 돌아보며 “당시에도 맨땅이었는데, 여기에다 매년 소금 100포 이상을 뿌렸다. 겨울에는 눈이 빨리 녹고, 여름에는 땅이 푸석푸석해져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드리블 훈련을 위해 발을 컴퍼스처럼 돌려가며 운동장에 원을 그렸다. 축구화가 빵꾸(구멍) 나서 양말이 튀어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아들이 불쌍하다고 대충 훈련을 시켰다면 오늘날의 손흥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한근과 손흥민의 극단적인 비교를 보면서 기업체의 경영 세습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또 운동 선수를 자식으로 둔 부모들은 어릴때부터 철저하게 가르치지 않으면 A급 선수로 절대 육성시키지 못한다는 걸 깊이 인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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