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비무장지대(DMZ) 회동 가능성은 최근 두 정상의 친서 외교가 복원되면서 수면 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에게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매우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 향후 어느 시점에 이뤄지길 바란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에도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과 매우 우호적인 친서를 주고받았다며,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조기 성사 기대감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DMZ 회동 가능성을 처음 구체적으로 시사한 건 지난 29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에 머물던 그는 트위터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며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트윗을 통해서 전 세계에 큰 희망을 줬다"며 "나는 그 트윗을 보면서 한반도에 평화의 꽃이 활짝 피고 있다라는 느낌을 가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침내 이 자리에서 "굉장히 짧게 김 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G20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하기 전 백악관에서는 기자들에게 방한 기간 중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29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조찬 중에도 김 위원장과의 DMZ 회동을 언급한 트윗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그는 기자들에게 "오늘 아침 생각한 것"이라며 "그저 (가능성을) 타진해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켜보자. 그가 거기 있다면 우리는 서로 2분간 보게 될 것이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하지만 그것도 좋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하기 직전에 다시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고조시켰다. 그는 DMZ 방문이 "정말 흥미로울 것"이라며 남·북·미 3자 정상회동에 대해 "지금 작업을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에는 트위터에 "오늘 DMZ에 갈 것"이라며 이는 오랫동안 계획된 일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회견 때 이미 김 위원장과의 DMZ 회동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백악관의 요청으로 보도 시점을 미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오늘 아침 생각한 것"이라고 한 데 대해 워싱턴과 서울 주변에서 백악관이 지난 며칠 동안 (북·미 정상의) 만남을 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진 바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