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윤석금...6년 만에 되찾은 코웨이와 작별

2019-06-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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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적 리스크 선제 대응 차원에서 웅진코웨이 매각 결정"

웅진코웨이를 성공시켜 '렌털 명가'를 이루겠다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꿈은 이룰 수 없게 됐다. 6년 만에 되찾은 코웨이를 인수 3개월 만에 되팔게 됐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27일 재무적 리스크의 선재적 대응 차원에서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코웨이의 매각 지분은 25.08%이다.

웅진그룹의 모회사인 웅진씽크빅은 지난 3월 웅진코웨이 인수 계약을 종결했다. 2013년 코웨이를 팔았던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900억에 인수했다. 이후 2000억원가량의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25.08%의 지분을 확보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웅진 제공]

하지만 코웨이를 인수한지 3개월 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게 됐다. 윤 회장은 지난해 10월 코웨이 재인수 성공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패한 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혼신의 힘을 바쳐 웅진코웨이를 성공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웅진씽크빅과 웅진코웨이를 중심축으로 재편해 사업 시너지를 높여 서 옛 명성을 되찾겠단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는 이룰 수 없는 공언(空言)이 됐다. 

웅진이 코웨이 인수를 결정했을 때 시장은 웅진그룹의 재무 안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전체 인수금액 2조원 중 웅진그룹의 자체 자금은 4000억원에 불과했고 1조60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기 때문이다. 80%가 빚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대출했고 나머지 5000억원은 웅진씽크빅이 발행한 전환사채(CB)다.

당시 웅진그룹 측은 "자금 부분에서 불확실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당초 웅진그룹은 차입금을 갚기 위해 계열사인 웅진에너지, 북센 등의 매각을 고려했다. 그런데 웅진에너지가 갑작스레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웅진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던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기업회생절차 신청하게 됐다. 이 영향으로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며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분 인수 과정에서 인수 주체인 웅진씽크빅의 재무부담이 급증했고 지주사인 웅진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신용등급 하락 배경을 밝혔다.

이에 웅진은 재무 리스크가 향후 그룹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선제적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모든 부채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웅진코웨이 입장에서는 이번이 두 번째 매각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1989년 웅진그룹이 설립했다. 그러던 2012년 웅진그룹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고 회생채권 등을 갚기 위해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했다. 6년 만에 웅진그룹 품에 안겼으나 인수 3개월 만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그룹 관계자는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이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1년 내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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