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시장을 향한 경제 정책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 필요한데, 현안이 너무 많고 우선순위가 정리가 안되니 경제방향을 잡는 게 쉽지 않은 모습"이라며 "특히, 홍남기 부총리가 눈에 안띄는 것 같은데, 주도적으로 경제부처가 정책을 리드해간다는 시장 인식이 있어야 속도감이 느껴지는데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부형 이사는 "홍 부총리가 임명된 이후 경제 정책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는데, 속도는 우선 의견수렴이 돼야 가능하다"며 "그동안 여러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중재하고 정책차원에서 멀리 보며 분명히 규정할 것은 해야 하는 데 그런 행도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예로 시스템반도체학과를 서울대에 설치하려다 교수들의 반발에 부딪혔다"면서 "의견 수렴과정에서 시장의 요구를 살펴봐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점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경기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했다.
성태윤 교수는 "현재 한국경제의 상황은 예전의 침체 속도보다는 더 심각한 수준"이라며 "특정 한 분야가 아니라, 수출·투자를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산업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성 교수는 "2기 경제팀이 경제 이슈를 끌고가지 못한 데는 문재인 정부 초반부터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중요 정책이 이어져 정책 궤도를 수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책에서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 바로 노동 비용에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정책의 명시적 수정의 시그널을 홍 부총리가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기 경제팀 들어 현 경제상황을 잘못 짚은 상황"이라며 "2014·2015년 즈음과 수출 상황이 비슷한 모습인데, 당시는 수출 줄어도 수입은 증가했지만, 지금은 수입도 함께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현재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선택지는 가계소비와 기업투자인데 결국 재정을 높이는 방향은 어쩔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홍남기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2기 경제팀이 경기상황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단기적인 처방에 집중하다보니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한 것"이라며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규모만 보더라도 실제 경기를 반전시키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