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을 향해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를 노골화(로골화)하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 생존권을 짓밟으려든다면 자위를 위한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주저없이 당기겠다"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26일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북미) 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하여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폼페이오의 말대로 현재 미국의 제재가 우리 경제의 80% 이상에 미치고 있다면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미국의 목표"냐면서 "이는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에서 채택된 조미공동성명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대조선 적대행위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이 지난 21일 북한에 대한 기존 경제 제재를 1년 연장한 데 대해 "제재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의 야망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더 노골화되고 있다"며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는 제재 해제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우리 국가는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이 치고 싶으면 치고 말고 싶으면 마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외무성은 미국이 지난 20일, 21일 각각 발표한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와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지적한 것을 두고 "온갖 허위 날조로 일관된 보고서를 통해 우리 국가를 악랄하게 헐뜯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두 보고서 발표에 모두 참석했다.
이는 최근 북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 등 미 측 대북협상 인물을 비판할 때 질의응답형식을 사용하다 이번에 가장 수위가 높은 형식인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형식으로 대미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