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이 위기만 넘기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며 당시 투자를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의 결단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무역조정지원사업으로 화답했다. 2017년부터 2년간 7억원의 자금지원을 받았다. 박 대표는 중진공 지원에 힘입어 공장을 이전하고 인프라 고도화에 성공, 고객사 신뢰는 물론 양질의 인력도 추가 고용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상승했고, 고객사들과의 협상력도 높아졌다”며 “재무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인건비‧원자재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고 전했다.
FTA 체결로 예기치 못한 위기에 직면한 국내 기업들이 중진공 무역조정지원사업으로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무역조정지원사업은 FTA 이행으로 피해를 입거나 입을 것이 확실한 중소기업에게 정책자금을 융자해 주거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멘토링 지원으로 피해를 극복하도록 돕는 제도다. FTA를 통한 무역장벽 완화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긍정적이지만, 가격경쟁력을 갖춘 수입품이 들어오면 국내에 있는 해당 산업은 매출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했거나 발효된 국가는 총 15개 경제권, 52개국이다. 지난해 총교역의 67.8%가 FTA 상대국가와 이뤄졌다.
FTA가 점차 확대되면서 시장개방으로 가격경쟁력이 낮아진 국내기업의 시장기능을 보완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중진공은 2006년부터 무역조정지원센터를 설치해 무역피해기업 대상 융자와 컨설팅을 지원해주고 있다. 제조업‧서비스업 업력 2년 이상 기업 중 FTA 상대국 수입증가로 6개월 또는 1년간 매출액‧생산량이 전년 동기대비 10% 이상 감소한 기업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제도는 일찍이 시장을 개방한 주요국에서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시행되고 있다. 미국은 1962년 ‘무역조정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장개방에 따른 기업‧근로자‧농어민의 구조조정을 지원했다. 캐나다도 2003년 ‘섬유의류산업 프로그램’을 시행해 FTA 체결국과의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있다. 중진공 관계자는 “FTA 이행으로 피해를 본 국내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여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